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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노믹스] (5) 블록체인 상용화 돕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경쟁…두나무 ‘루니버스’ vs 빗썸 상장 ‘베잔트’

  • 나건웅 기자
  • 입력 : 2018.11.26 09:09:58
블록체인 생태계가 빠르게 팽창 중이다. 신규 토큰과 암호화폐거래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생기고 ICO 프로젝트는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많지 않다. 기분 탓이 아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블록체인 상용화 자체는 더딘 게 사실이다. 내세울 만한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dApp) 하나 콕 집어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원인은 단순하다. 개발이 어려워서다.

블록체인 개발의 높은 진입장벽은 최근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Blockchain -as-a-Service)’이 부상하는 가장 큰 이유다. 서비스형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블록체인 개발에 필요한 제반 과정을 ‘서비스하는 블록체인’이다. 서비스형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한 디앱 프로젝트팀은 블록체인을 직접 설계하거나 별도 인프라를 구축·운영할 필요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그 위에 ‘얹기만’ 하면 된다. 일종의 ‘개발 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서비스가 고도화하면 앞으로는 블록체인 개발자 없이도 블록체인을 활용하거나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IT 대기업 중심으로 서비스형 블록체인 개발에 한창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바이두 등은 자체 클라우드를 활용한 서비스형 블록체인을 출범·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서비스형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아직 확고한 선두주자는 없다. 하지만 최근 프로젝트팀을 활발히 모집하는 등 론칭을 눈앞에 둔 국내 플랫폼들이 주목받는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소유한 두나무는 사내 연구소 ‘람다256’을 통해 자체 개발 서비스형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를 선보였다. 디앱 개발자들이 서비스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다.

토큰 발행·관리를 비롯해 스마트 계약 보안과 운영, 효율적인 디앱 관리, 개인 월렛 등 다양한 유틸리티 서비스를 위한 웹 기반 툴과 오픈 API를 제공한다.

루니버스, 베잔트 등 국내에도 서비스형 블록체인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루니버스, 베잔트 등 국내에도 서비스형 블록체인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디앱 개발 ‘도우미’…비용·시간 절약

전략적 파트너십 통해 상용화 ‘앞장’

지난 9월 선보인 베타 서비스 반응이 나쁘지 않다. 서비스를 신청한 30여개 업체가 이미 람다256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후 서비스를 시범 사용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에 상용화 서비스를 론칭하고, 내년에는 유료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박재현 람다256 소장은 “루니버스를 이용하면 간단한 디앱은 30분 만에 설계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한 UI를 갖췄다. 아마존 등 중앙화 모델이 클라우드를 만들어 플랫폼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것과 달리 참여 파트너사들과 함께 서비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탈중앙화’에도 충실하다”고 설명했다.

올 1월 설립한 베잔트파운데이션(이하 베잔트)의 행보도 눈에 띈다. IBM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하이퍼레저 패브릭’에 공식 멤버로 합류한 이후 IBM과 협업을 통해 서비스형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리눅스재단’이 이끌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 프로젝트다. 현재 베잔트 사무실에 IBM에서 파견한 전문 엔지니어가 상주해 개발을 돕고 있다.

최종 사용자 확보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과 프로젝트팀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업체인 ‘모인(해외 송금)’ ‘뉴에프오(게임)’ ‘코미카엔터테인먼트(웹툰 플랫폼)’와 제휴를 맺은 것은 물론 ‘라티스글로벌(다국어 번역)’ ‘태국 KPN아카데미(교육)’ 등 해외 업체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베잔트 블록체인 플랫폼의 기축통화 역할을 할 ‘베잔트(BZNT)’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ICO 프리세일을 통해 약 2000만달러(약 2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 7월에는 글로벌 10위권 거래소로 평가받는 ‘비박스’에 상장했다. 11월에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됐다.

황형준 베잔트 국내사업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블록체인 시장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내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웹서비스를 이용하듯 쉽고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메인넷은 내년 1분기 출범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4호 (2018.11.21~1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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