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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달아오르는 가습기 경쟁 ‘가성비’ 샤오미·로엘…‘디자인’은 발뮤다·카도

  • 강승태 기자
  • 입력 : 2018.11.26 09:10:10
극심했던 폭염이 지나가고 건조한 겨울이 오면 인기 있는 가전제품이 있다. 바로 가습기다. 가습기는 모든 가정에서 필수 아이템이 됐을 만큼 판매량이 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10월 가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약 70%(판매량 기준), 매출은 약 50% 늘어났다.

하지만 가습기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도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 바로 ‘가습기 살균제’ 문제 때문이다. 지난 1월 독성물질이 든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한 신현우 전 옥시 대표는 징역 7년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가습기 구매 자체를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졌다. 가습기는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인데 어떤 것을 사야 안전할지 확신이 없어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가습기를 선택하려면 우선 가습기 유형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습기는 작동 방식에 따라 초음파식, 자연기화식, 가열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초음파로 물을 진동시켜 잘게 쪼갠 물 입자를 배출하는 구조다. 수증기가 아닌 물 자체를 밖으로 배출한다는 점에서 다른 방식과 차이가 난다. 요즘 사무실 책상 위에 놓고 쓰는 미니 가습기는 대부분 초음파식이다.

▶작동 방식에 따라

▷초음파식·기화식·가열식 구분

초음파식 가습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가격이 대체로 저렴하다. 소비 전력이 낮아 전기요금 부담이 적다. 다만 물을 그대로 분사하다 보니 가습 온도가 낮은 편이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사용하기는 부담스럽다. 살균하지 않은 물을 분사하다 보니 세균 발생 가능성도 높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부분은 초음파식 가습기를 사용했다. 초음파식 가습기의 고질적 문제인 세균 번식 문제를 막기 위해 살균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상당수는 기화식에 사용해야 할 살균제를 초음파식에 사용해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세균이 염려된다면 살균제 사용보다 가습기를 자주 세척하거나 소독하는 것이 낫다고 권한다. 자연기화식은 실내에 빨래를 널어 가습하는 원리를 활용한 가습기다.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성됐다. 우선 가습기 내부에 있는 부직포 모양의 필터를 촉촉하게 적시면 외부로 수증기가 분사되는 형태다. 또 다른 방식은 가습기 내의 디스크가 돌아가면서 공기에 수분 입자를 입혀 습도를 유지하는 원리다. 자연기화식 방식은 물이 바로 분사되지 않고 필터나 디스크를 거쳐 수증기 형태로 나온다. 세균 번식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청소 과정이 복잡하다. 가열식 가습기는 초음파식과 기화식의 단점을 보완한 구조다. 가습기 내부에서 물을 끓여 수증기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물을 끓이다 보니 소음이 있고 전력 소모가 심한 편이다. 하지만 끓인 물을 분사해 사용하기 때문에 겨울철 보온 효과가 있다. 수증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공기 중 확산이 잘되고 가습 효율이 좋다. 세균 감염 위험도 적다.

요즘에는 복합식 형태의 가습기도 등장한다. 초음파식과 가열식의 장점을 합쳐 만든 제품으로 살균을 한 후 분무를 초음파식으로 하는 구조다. 수증기 온도를 차갑거나 따뜻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필터를 자주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필터 교체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인기 있는 가습기는

▷미니·통세척 방식이 대세

작동 방식 외에도 가습기를 구매할 때 살펴볼 조건은 많다. 먼저 세척이 편리한지 여부다. 세척이 필요 없는 가습기는 없다. 다만 세척해야 하는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면(통세척) 세척이 보다 편리하다.

물탱크 용량도 중요하다. 가습기마다 물탱크 용량은 다 다르다. 용량이 크다는 것은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다는 점을 의미한다. 오랜 기간 연속해서 사용하거나 일반 가정집에서 쓴다면 물탱크 용량은 큰 것이 낫다.

임유빈 롯데하이마트 상품기획자(MD)는 “개인 방이나 1인 가구는 0.5ℓ대, 가족이 함께 쓰는 공간에 놓는 경우에는 2ℓ대 이상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분무량은 가습기 체감 성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분무량이 많으면 그만큼 가습 효과가 좋다. 분무량이 한 번에 많이 배출되지 않고 적은 양만 배출된다면 주변 습도는 생각보다 빨리 오르지 않는다. 국내 가습기 시장은 약 1000억원 규모다. 가전제품 중 큰 규모는 아니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시중에 나온 가습기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만원대부터 시작해 비싼 제품은 80만원이 넘는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으로 요즘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샤오미의 ‘스마트미2’다. 기화식 구조로 물탱크 용량은 4ℓ다. 최대 분무량은 240㏄며 연속 사용 시간은 8시간이다. 스마트미2는 기존 에어워셔와 크게 다를 바 없는데 가격은 반값 정도(약 8만원)에 불과하다. 다만 기화식 구조라 청소가 어렵다. 최근 떠오르는 제품은 로엘의 ‘4WAY’다. 비교적 넓은 공간(165.3㎡)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물탱크 용량은 11ℓ고 연속 사용 가능 시간은 무려 110시간이다. 최대 분무량도 800㏄에 이른다. 가격은 약 10만원이다.

윤남텍의 ‘YN-101’은 출시한 지 상당히 오래됐음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는 제품이다. 최대 분무량은 250㏄며 연속 가습 시간은 9시간이다. 다만 물탱크 용량은 1ℓ로 작다. 가격은 6만원대.

자연기화식 가습기 중 인기 있는 제품은 국내 중소기업인 가이아모 가습기다. 2006년 출시했으나 아직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가격은 4만~5만원대로 평점이 가장 높다. 물탱크 용량은 5ℓ. 실내 적정 습도(50%)를 자연스럽게 유지해준다. 가이아모 가습기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인기가 있다.

사무실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미니 가습기도 유행이다. 테스(TESS-7000)나 프롬비 워터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둘 다 초음파식 가습기로 미니형 구조다. 물탱크 용량은 굉장히 작다. 보다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사람은 벤타나 발뮤다, 카도 제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벤타 에어워셔는 공기청정과 가습 기능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다. 가이아모 제품처럼 자연기화식으로 외부 환경에 따라 가습량이 자연적으로 조절된다. 전용 84㎡ 아파트에도 사용 가능한 LW-45 모델은 40만~50만원 정도다. 물탱크 용량은 모델별로 5~10ℓ다.

발뮤다 가습기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은다. 벤타와 같이 비싼 편(국내 기준 약 60만원)이나 색다른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조작이 쉽고 성능이 뛰어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무게가 5.7㎏으로 다소 무거워 청소나 이동 시 힘들고 1년에 한 번 갈아야 하는 필터 가격이 비싼 편이다. 일본 브랜드인 카도의 가습기 또한 발뮤다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제품이다. 최근 출시한 ‘STEM 620’은 소비자가격이 80만원에 이르지만 감성을 자아내는 디자인에 항균 기능을 갖췄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제품으로 적합하다. 정유림 다나와 가습기 카테고리 매니저는 “요즘 가습기는 상단에 물만 부으면 되는 ‘상부급수 방식’이 대세”라며 “보다 편리하게 세척할 수 있거나 사무실 책상에 두고 쓸 수 있는 미니 가습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4호 (2018.11.21~1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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