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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봉사, 혼자보단 맞들면 낫죠" 함께그린합창단 김수현 알토 파트장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2 11:06

수정 2018.11.22 11:06

[fn-이사람] "봉사, 혼자보단 맞들면 낫죠" 함께그린합창단 김수현 알토 파트장


"왜 사서 고생하는지 모르겠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돈독한 단원들 덕분에 의지가 되죠"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42개의 목소리가 화음을 맞춘다. 후원자들로 구성된 '함께그린합창단' 단원들의 노랫소리다.

김수현 알토 파트장( 사진)은 그 중 11명의 알토 팀원들을 이끈다. 직업도 사는 곳도 제각기 다양하지만 봉사를 향한 마음만큼은 모두 똑같다는게 김 파트장의 설명이다.

김 파트장도 처음부터 합창 봉사에 관심을 가졌던건 아니다. 친오빠가 후원하는 모습을 보고 평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장애인 봉사, 후원전화 받기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경기도 광주의 한 장애인 시설을 방문했다. 지체장애인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유명 영화를 보는 일정이었다. 김 파트장은 "전 국민이 알법한 영화를 틀어줬는데, 그분들은 전혀 이 영화가 유명한지 모르시더라고요. 그때 남들에게는 보편적인 문화생활이 이 분들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봉사에서 돌아오자마자 합창단을 지원했다. 임상병리사가 직업인 김 파트장은 평소에도 취미로 병원 피아노 봉사를 해왔기 때문에 음악이 낯설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알토 파트에 합격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봉사로 김 파트장은 한사랑 장애영아원 봉사를 꼽았다. 김 파트장이 문화 봉사를 하고싶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곳이었다. 김 파트장은 "예전에 봉사를 갔을 때 짝꿍이었던 장애인 친구를 또 다시 만났는데, 그렇게 반갑고 뿌듯할수가 없었다"며 즐거워했다.

한 번 공연을 서기 위해서는 단원들의 끊임없는 연습이 뒷받침된다. 하지만 주 1회 연습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김 파트장은 "퇴근 후 연습이 끝나고 집에 가면 밤 11시, 12시가 될 때도 있다"며 "그래도 다같이 하는 활동이라 그런지 다들 책임감이 강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출석율이 매우 좋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단원들과의 친목도 돈독해졌다. '편맥파(편의점 맥주파)'도 결성됐다. 연습이 끝나고, 공연을 마치고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씩 하며 '수고했다'고 서로를 다독인다. 김 파트장은 "그렇게 친해지다보면 피치못할 사정으로 연습에 한 두 번 못 나오는 사람들도 서로에게 굉장히 미안해 한다"며 "그 책임감과 함께 한 마음으로 노래를 한다는게 새삼 대단한 일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의 목표는 지금보다 합창단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단순히 사람이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서로에게 봉사의 힘이 돼 주고, 사회에 좋은 의미를 널리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김 파트장은 "합창단원들끼리는 '다른 봉사활동 같이하자'고 했을때 거절하는 사람들이 없다"며 "봉사가 필요한 분들도 우리에게 힘이 되는 존재들인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함을 전달하는 합창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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