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액션 할 수 있을 때 더 하고 싶다”…할리우드까지 탐내는 배우 마동석

김경학 기자
쇼박스 제공

쇼박스 제공

스타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경우 배우의 이름을 앞세워 홍보할 때가 많다. 그러나 ‘마동석 영화’는 ‘송강호 영화’ ‘이병헌 영화’ ‘전도연 영화’와는 느낌이 다르다.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배역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배우 마동석(47)은 특정 장르에서 비슷한 배역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장르가 마동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배우로서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할 법도 싶다. 그러나 마동석은 “저를 출연시키고 싶은 (제작자)분들이 그런 역할 원하셔서 어차피 저한테 아주 다양한 영화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한 장르를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고, 액션도 더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고 했다.

최근 <성난황소>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동석은 “저는 영화 <록키>(1976)를 보고 영화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며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장동휘 선생님은 액션 영화만 500편을 찍으셨다. 장 선생님처럼 액션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액션 영화가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온 마동석은 ‘행인7’ 등 단역부터 시작했다. 외모 때문에 주로 힘을 쓰는 폭력배 같은 역할이 많았다.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마동석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 영화는 <이웃사람>(2012)이었다. 두꺼운 팔뚝으로 살인범을 물리치는 모습은 다른 배우에게서 보기 드문 통쾌함을 줬다. 이후 마동석은 영화·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자리 잡게 됐다.

<성난황소>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성난황소>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마동석 영화’를 대략 정의하면 ‘마동석이 주연으로 출연해 정의로운 주먹을 휘둘러 통쾌함을 주고,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귀여움·소심함 등을 간간히 보여주는 액션 영화’라 할 수 있다. 22일 개봉한 영화 <성난황소> 역시 ‘마동석 영화’다.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유통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동철(마동석)의 꿈은 아내 지수(송지효)가 ‘사모님’ 소리를 듣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인신매매 등을 하는 폭력배 기태(김성오)에게 납치된다. 동철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기태는 동철에게 아내의 몸값이라며 거액을 건넨다. 분노한 동철은 아내를 찾기 위해 직접 나서고, 그동안 참았던 주먹을 휘두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마동석은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마동석은 “<부산행> 흥행 이후 한 영화제작자 한 분이 ‘액션 영화는 캐릭터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액션 영화를 계속하려면 피로감 같은 것을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줬다”며 “액션 영화를 계속하면서 어느 그릇에 담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느낀다. 장르가 비슷해 큰 변주는 줄 수 없지만 작은 변주를 주려고 하고 있다. 다행히 내년부터는 다른 장르의 영화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난황소>는 담백함이 돋보이는 마동석 영화다. 영화는 동철이 과거에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액션 장면에서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신선한 움직임을 다수 담았다. 마동석은 “<부산행>에서 좀비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바람에 혹시 진짜 때릴까봐 최대한 안 때리는 액션 연기가 중요했다. <범죄도시>는 제 역할이 경찰이니 주먹보다 충격만 주는 손바닥으로 치자는 콘셉트가 있었다. 손바닥으로만 하다가 워낙 악질인 장첸(윤계상)은 주먹으로 가자고 했다. <성난황소>는 황소처럼 뭐든지 뚫어버리겠다는 것이 콘셉트였다. 허명행 무술감독과 수십 편을 하다 보니 저를 잘 안다. <성난황소>도 좋은 디자인을 해줘서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난황소> 액션의 백미는 거구를 천장에 꽂는 장면이다. 마동석은 “제가 힘이 좋긴 하지만 130㎏의 거구를 들고 움직여야 해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며 “한 번 NG가 나면 다시 천장 공사를 한 뒤 촬영해야 해서 그 장면만 찍는 데 4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성난황소>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성난황소>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챔피언> <신과 함께-인과 연>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성난황소> 등 올해 개봉한 마동석 주연작만 5편이다. 이날 개봉한 <성난황소>와 사실상 흥행이 예상됐던 <신과 함께-인과 연>을 제외하면, 나머지 영화 모두 흥행과 평단의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마동석을 좋아하는 일부 관객들은 ‘출연작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는 우려도 한다. 마동석은 “흥행이 좀 부진한 건 마음이 아프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 영화 감독 모두 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사람들이다. 제가 사고로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찾아와 ‘잘 될 거야’라고 힘을 준 사람들이다. <범죄도시>(2017) <부산행>(2016) 이전부터 다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대단한 사람도 아닌 제가 운이 좋게 잘 돼서 기회를 잡았는데, 그들을 도울 부분이 없을까 생각하다 같이 영화를 하게 된 것이다. <부산행>이 흥행에 성공한 뒤 다른 영화가 예정돼 있었지만,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찍었던 영화들이다. 배우로서 커리어 관리도 중요하지만 힘든 때 주변을 지켜준 사람도 중요하다.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모두 <범죄도시> 기획하기 전에 제가 기획에 참여한 영화다. 해보고 나니 배운 게 있다. 세 영화가 없었으면 <범죄도시>도 없었을 것이다”.

마동석은 10년 전 척추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한 바 있다. 마동석은 “사실 몸도 다친 데가 많고 해서 액션 연기를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아 액션을 많이 하는 면도 있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래 하고 싶지만 분명 한계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쇼박스 제공

<부산행>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성공한 뒤 할리우드에서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미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점도 해외 활동에 유리한 점이다. 마동석은 “너무 감사하게 출연 제의는 많이 온다”며 “때가 안 맞아 거절한 것도 있다. 충분히 노력하면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이야기 중인 것은 있다. 결국 시나리오(가 얼마나 좋은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프로레슬러 출신 근육질의 할리우드 배우 드웨인 존슨과 동반 출연이 어떠냐는 질의에 그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다.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레슬러 시절부터 좋아했다. 굉장히 좋은 배우라 생각한다. 같이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그래도 우선은 한국 제작진에 의해 한국어로 된 한국영화가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제 베이스(토대)가 한국영화다 보니 한국영화가 외국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제가 부족하니 다른 분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oday`s HOT
개혁법안 놓고 몸싸움하는 대만 의원들 영국 찰스 3세의 붉은 초상화 총통 취임식 앞두고 국기 게양한 대만 공군 연막탄 들고 시위하는 파리 소방관 노조
로드쇼 하는 모디 총리 2024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예선전
조지아, 외국대리인법 반대 시위 이라크 밀 수확
총격 받은 슬로바키아 총리 광주, 울산 상대로 2-1 승리 미국 해군사관학교 팀워크! 헌던 탑 오르기 미국 UC 어바인 캠퍼스 반전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