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균은 장 운동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은 ‘제2의 뇌’로 불리는데, 뇌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신체의 밸런스 유지를 위해 작용하기 때문이다. 장이 건강해진다는 말은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 면역기능은 체내의 크고 작은 염증을 자가 치료 해 주고 매일 발생하는 돌연변이 세포(암세포)를 먹어 치우는 결정적 역할도 수행하다.
귀리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멜라토닌은 우리 몸의 안정적인 생체리듬을 이끌어준다. 잘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도록 해 준다는 말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가 맑아지고 피부도 고와지며 혈중 산소포화도 또한 높여준다. 물론 이것은 귀리 섭취 이후 대사 작용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을 때의 이야기다. 귀리 먹고 술 먹고, 귀리 먹고 담배 피고, 귀리밥 반찬으로 불처럼 맵고 짠 음식 먹는 일상에서는 귀리의 효과를 제대로 만끽할 수 없다.
귀리는 생귀리, 볶은 귀리, 분말, 혼합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생귀리의 경우 소비자가 볶거나 삶아 먹거나 밥을 할 때 같이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주로 세 가지 방법으로 조리해 먹는다. 첫째, 생귀리를 그냥 삶아 먹는다.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귀리’ 150g 정도를 30분쯤 불렸다 작은 냄비에 팔팔 끓인 뒤 약한 불로 10분쯤 가열한 뒤 먹는 방법이다. 맛은 그냥 귀리 맛이다. 맛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귀리 특유의 향과 질감, 영양을 즐기는 방법이다. 둘째는 가자미구이, 두부전, 초콩 등과 함께 먹으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최근에는 ‘귀리우유’라는 개념의 간편식 제품들도 많이 나와 있다. 귀리를 볶거나 분쇄해 플라스틱 병, 비닐 포장에 넣어 파는 식품들이다. 소비자들은 그 병이나 비닐에 우유나 두유를 넣어 흔들어 먹으면 끝이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을 하는 직장인에게 50~75g짜리 귀리로 끼니를 해결하라는 것은 가혹한 일. 따라서 영양을 생각한다면 반찬처럼, 또는 간식으로 먹는 게 좋다.
앞서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귀리’를 언급했는데, 이것은 귀리의 부작용과 관련 있는 내용이다. ‘장내 융모가 손상되는 질병’ 즉, ‘소아 지방변증’ 환자에게는 글루텐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글루텐이 없는 귀리를 먹는 게 좋다. 알러지의 위험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귀리의 ‘퓨린’ 성분이 통풍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다. 내장 관련 환자, 알러지 환자,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의 경우 자신의 체질과 관련해 의사와 상담한 후 먹어야 이 영양 만점 슈퍼푸드의 효능을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소요유(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5호 (18.11.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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