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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nd Dining] 맛집 엔딩 여수 토박이 추천 맛집

입력 : 
2018-11-21 16: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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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여행이 예정보다 길어진 것은 이미 유명한 맛집 외에도 여수가 고향인 친구가 추천해 준 식당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집들을 전부 가 볼 수는 없는 일. 일정과 동선에 일치하는 곳들을 가 보았다. 여수는 이웃도시 순천 등과 달리 유명 맛집의 반찬 가짓수가 넘쳐날 정도로 많지 않고 양념도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 물론 이것은 요즘 전라도 식당의 공통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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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강추 일본식 회 식당 돌섬선어 여수가 고향인 친구로부터 강력한 추천을 받은 집이다. 일본식 횟집이다. 인기 메뉴는 ‘선어모듬’으로 가격은 3인 기준 9만 원, 4인은 12만 원이다. 2인 예약도 가능하다(7만 원). 처음 간 나를 놀라게 한 메뉴의 핵은 해산물은 3종. ‘모듬회’와 ‘조기구이’, ‘삼치구이’가 그것들이다. 모듬회는 내가 먹은 그날의 경우 딱돔, 민어, 농어, 광어, 삼치가 한 접시에 올라왔는데, 이 모든 것들은 활어가 아닌 선어였다. 냉장 숙성된 생선들이라 부드럽게 씹히고 향기도 고소했다. 놀라운 일은 그 엄청난 양에 있다. 둘이 접시를 비우기는 불가능한 양이었다. 사진 찍기 전에 한 점 한 점 그 수를 세어 보았다. 모두 70여 점! 횟집에서 영양과 정량을 따지는 게 우습지만,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은 많아봐야 30점인 걸 생각해 보면 너무 심한 낭비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푸짐하고 고소한 5종 회 세트를 즐기고 있는데, 직원이 커다란 쟁반을 들고 테이블 앞에 섰다. 이번엔 조기구이. 무려 20마리에 달한다. 어두육미고 뭐고 살코기만 뜯어 먹기에도 벅찬 양이었다. 여수 토박이들이 이 집을 애정하는 이유는 전라도 특유의 화끈한 양과 일본식 선어, 시대에 맞춘 듯 보이는 정갈한 반찬, 한국인이 좋아하는 생선구이 등 양과 질과 맛의 삼박자가 똑 떨어지기 때문이다. ‘방식은 일본식으로, 구성은 한국식’으로 상차림을 한 결과 여수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다시 여수 여행을 하게 된다면, 재방문 의사 200%는 물론이다!

위치 여수시 신기남4길 18 시간 점심 12:30~14:00(전날 예약해야 가능), 저녁 15:00~22:00(당일 예약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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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여행자 모두가 좋아하는 게장집 두꺼비식당 여수 시내 간장게장 골목 초입에 있는 집이다. ‘수요미식회’에 소개되면서 줄 서는 집이 되었는데, 저녁 시간치고는 조금 일렀는지 식당은 한가한 편이었다. 대형 식당이지만 메뉴는 단출하다. 게장백반 1만2000원, 갈치조림+게장백반 2만 원으로 각각 2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 게장정식을 시키자 즉시 나온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그리고 국물로는 게가 들어간 된장국이 냄비째 등장한다. 배추와 김도 반찬에 포함되어 있다. 게장의 결정적 특징은 여수 특산물인 ‘돌게’라는 점. 크기가 작지만 살코기가 꽉 차 있고, 역시 짭조름 하다. 반찬과 밥을 열심히 먹고, 배추와 김 반찬도 빼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게장 맛은 사실 게 맛이라기보다 양념 맛이다. 두꺼비식당은 강한 맛과 부드러운 맛의 접점을 잘 찾은 듯 하다. 포장 판매도 한다. 쏙새우장(3.5kg 4만 원, 2.5kg 3만 원), 고들빼기김치(3kg 3만6000원), 반찬으로도 나오는 돌산갓김치과 돌산갓물김치(각각 3kg 각각 3만 원), 배추김치(3kg 2만7000원). 위치 여수시 봉산남3길 12 시간 09: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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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부럽지 않은 바케트버거와 아이스크림 여수당 여수 여행 포스트에 꼭 등장하는 집이다. 1989년에 장사를 시작했다니 내년이면 이 집 역사가 30년이다. 이 집의 히트 메뉴는 수제 바게트버거. 맛의 비결은 특제 소스에 있다. 딱딱한 바게트 빵 안에는 데리야키소스와 고추, 겨자소스, 고기, 양배추가 들어있는데, 입을 크게 벌려 한 입 씹으면 바게트 빵과 소스들, 그리고 각종 내용물들이 조화롭게 섞인다. 입맛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스의 향이 다소 짙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여수당 바게트버거를 즐겨 먹는 여수 사람들은 ‘그 소스 때문에 여수당 버거 먹겠다고 여수까지 오는 거다!’라고 말한다. 여수당의 또 하나 히트 메뉴는 쑥아이스크림. 남도 여수에서 봄이면 뜨는 키워드가 ‘쑥’이다. 도다리쑥국 때문이다. 여수 지역의 쑥은 지역 특유의 토양과 해풍이 만들어낸 자연의 산물인데, 쑥의 향기와 효능이 뛰어나고 그 맛과 향이 그대로 아이스크림에 들어갔다. 수제 바게트버거 4000원, 해풍 쑥아이스크림 3000원, 버거+수제바게트버거+아메리카노 6000원, 수제 바게트버거+쑥아이스크림 6500원.

위치 여수시 중앙로 72 시간 10:0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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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촌은 제철 음식 요리 중 황토방 무슨 식당 이름이 황토방인가 싶었다. 황토방이라는 이름의 절 아래 펜션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다.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석화(2만 원), 굴전(2만 원), 굴구이(2만 원), 도토리묵(1만 원), 그리고 여수 특산물인 갓김치를 맛볼 수 있다. 석화는 살짝 쪄서 나오는데, 씨알은 먹기 딱 좋은 중간 사이즈였다. 굴전에서는 해양도시이자 전형적인 농촌이기도 한 여수 특유의 향기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굴전 한 점을 먹고 갓김치 한 쪽을 먹으면 ‘이것이 여수의 맛이군’이라는 생각이 올라온다. 사실 석화와 굴전만 먹어도 배는 충분히 부르지만 여수까지 와서 그냥 가기 섭섭한 마음에 ‘멍게비빔밥’(1만3000원)을 따로 주문해서 맛을 보았다. 그냥 평범한 멍게덮밥이었지만 역시 쌀쌀해지기 시작한 계절의 제철 음식답게 멍게 씹을 때의 향기가 강했다. 단지, 대식가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멍게덮밥만 시켜도 여수의 맛은 충분하다. 자연산회, 해물모듬 등 거창한 상도 가능하다.

위치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로 67 시간 예약 시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상 차림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5호 (18.11.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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