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백선엽과 해리 해리스

관련이슈 설왕설래

입력 : 2018-11-22 22:39:12 수정 : 2018-11-22 22:39:1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백선엽은 ‘오합지졸’ 한국군에 ‘최강’ 미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미군은 6·25전쟁 휴전 직후 한국군이 단독으로 휴전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전투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제1야전군을 창설했다. 군인 40만명이 배속된 대규모이다. 미군 지휘부는 전쟁 때 눈여겨보았던 백선엽을 첫 사령관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육군참모총장이던 그를 한 직급 내려보내야 했다. 백선엽은 기꺼이 따랐다. 그는 부하들과 함께 강원도 인제에 있던 미 10군단에서 야전군 지휘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64년 전 이야기다.

백선엽이 1950년 8월 칠곡에서 지휘했던 다부동전투는 미국과 일본에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의 제1사단은 8000명 병력으로 북한군 2만여명의 총공세를 막아냈다. 그는 전투의욕을 상실하고 도망가던 졸병들을 주저앉힌 뒤 “내가 물러서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라면서 독려했다. 이듬해 미 8군사령관으로 부임한 제임스 밴플리트의 지시에 따라 동부전선을 철옹성처럼 막아낸 것도 유명하다. 미 군사고문단(KMAG)은 백선엽을 이렇게 평가했다. “최상의 야전지휘관으로 평가됨. 참모와 지휘관 양쪽 모두 탁월한 기록 보유. 한국 육군에서 가장 뛰어난 장교.” 미군에서는 6·25전쟁의 살아있는 영웅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이다.

미 8군이 그제 백선엽에게 백수(白壽) 축하 생일상을 차려주었다. 올해 우리 나이로 99세이다. 휠체어를 탄 백 장군에게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무릎을 꿇고 두손으로 맞잡아 축하했다. 해리스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출신이다. 그의 선친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직업군인이었다. 뼛속까지 군인인 그가 최고의 존경심을 표시한 것이다. 백 장군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고자 일개 개인을 위해 그렇게까지 예를 표한 게 아니겠나”라고 세계일보에 설명했다. 이날 잔치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과 대비됐다. 축하파티가 열리던 인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정부에 동맹정책 전면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예비역 장성 400여명이 연합훈련 중단 등에 대한 걱정을 쏟아낸 것이다.

한용걸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