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양 인터폴 총재 [사진제공=경찰청]

-김종양 선임 부총재, 러시아 후보 압도적으로 제쳐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한국인 최초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가 탄생했다.

경찰청과 외교부는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김종양 인터폴 선임 부총재이자 전 경기경찰청장이 한국 경찰 최초로 인터폴 총재로 당선됐다고 이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러시아 출신의 알렉산더 프로코촙(Alexander Prokopchuk) 유럽 부총재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김 총재는 수락 연설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인터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우리 공동의 목표인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가자”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인터폴 총재는 ▷회의 주재 ▷인터폴 주요정책 및 계획에 대한 의사결정 ▷재정 및 사업 심의ㆍ의결 등 인터폴의 방향 설정과 업무를 감독하는 집행위원회의 대표로서 책임과 역할이 막중한 자리이다.

이번 선거는 앞서 전임 중국 출신의 멍홍웨이 총재가 갑자기 사임하면서 치러졌다. 김 총재는 멍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2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김 총재는 선거에 앞서 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남미와 같은 소외 지역 회원국들에게 치안력 격차를 해소해 범죄자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허점을 미연에 차단하고, 인터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개입하는 사례가 없도록 균형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전략을 어필해 회원국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국 경찰이 인터폴 통해 활발한 국제공조수사를 추진해온 점과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국 경찰의 시스템과 장비 등을 전수하는 글로벌 치안협력 활동을 펼쳐온 점 등이 외국 경찰의 지지기반을 넓힌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 창원 출신인 김 총재는 지난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1992년 경정으로 경찰생활에 입문했다. 그는 경찰재직 중 LA 주재관, 핵안보정상회의 경찰준비단장, 경찰청 외사국, 기획조정관, 경남ㆍ경기지방청장 등을 거치면서 국제적인 업무능력과 뛰어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대표적인 외사통으로 알려져 있다.

김 총재는 지난 2012년 인터폴 집행위원으로 낙점된데 이어 3년 뒤인 2015년 경기지방경찰청장 재임 당시 인터폴 부총재로 당선돼 아시아지역(오세아니아ㆍ중동 포함)을 대표해 인터폴 집행위원회를 이끌었다. 지난 달부터는 총재 권한대행 업무를 맡아왔다.

경찰청과 외교부는 “세계 최대의 국제기구 중 하나인 인터폴 총재에 대한민국 출신을 배출하였다는 것은 국가적인 쾌거”라며 “한국경찰이 글로벌 치안협력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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