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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 적지 않은 나이에 해외 진출의 꿈을 이룬 최진호는 2018년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다. 더군다나 오랫동안 준비했던 미국이 아닌 유럽 무대로의 진출이었기에 적잖은 두려움도 있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일인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뛴 1년 동안의 해외 투어 활동을 결과만 놓고 보면 100% 만족할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처음으로 해외 투어의 문을 두드린 ‘루키’로 보면 그의 새로운 도전은 제2의 골프인생을 설계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
2018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던 최진호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1년이 금방 지나갔다”면서 “새로운 무대에서 경쟁하면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경험했다”고 첫 해외 투어 활동을 돌아봤다.
걱정했던 체력적인 문제와 매주 다른 나라를 이동하며 투어 활동을 해야 하는 부담은 없었다. 작년 12월 홍콩을 거쳐 모리셔스-남아공 등으로 이어지는 원정 투어를 떠났을 때만 해도 ‘잘 할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의 시행착오는 없었다. 오히려 일정을 강행하고 새로움 무대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애썼던 만큼 투어에 빨리 녹아들었다. 최진호는 “1년을 뛰어보니 이제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다”면서 “처음엔 낯설고 어색한 게 많았지만, 후배 (왕)정훈, (이)수민의 도움도 많이 받아 빨리 투어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도 전했다.
투어에 적응할수록 그의 눈엔 새로운 것들이 많이 들어왔다. 특히 톱 랭커들의 경기 전략 등은 최진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국내에서 활동하던 시절 조금은 정체돼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잘 되고 있다 보니 새로운 걸 배우기보다 만족하며 넘길 때가 많았는데, 유럽에 와서 새로운 경쟁을 하다보니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올 한해 쉬지 않고 달려온 최진호는 2019시즌의 첫 출발은 조금 천천히 시작하기로 했다. 내년 2월 투어 복귀를 계획하며 겨울 동안 부족함을 채우고 조금 더 안정적으로 투어 활동을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최진호는 “이제야 조금은 감이 온다”며 “올해는 무작정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일정 등을 만들어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잠시 여유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