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66)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발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20일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발대식 후 “(연동형 비례제를 반대한다는 보도는)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만간 기자 간담회에서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 16일 문희상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의장-여야 5당 대표 부부 동반 만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만찬에서 “지금 논의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르면 제1당은 (정당투표에 따라) 차지할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로 다 채울 수 있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어렵다”며 “그리 되면 직능대표나 전문가들을 비례대표로 영입할 기회를 갖기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입장은 ‘원론적 찬성’ 이후 조금씩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다. 연동형 비례제는 2번의 대선과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공약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반대는 안 한다. 연동형 비례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의장-여야 5당 대표 오찬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의석 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여러가지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의 미묘한 변화를 두고 여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협상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간담회에서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원칙적 찬성’을 넘어선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이 대표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은 반발했다. 민주평화당은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초지일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왔다. 대통령도 나서서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꿀 절호의 기회가 왔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르는데, 유불리를 따지며 말을 싹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눈에 뻔히 보이는 기회주의적 행태로는 결코 정치개혁과 경제개혁도 사회개혁도 불가능하다”며 “선거제 개혁을 주장하는 야당과 연대해 반드시 예산안 통과와 동시에 선거제 개혁을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지난 19일 “여당 내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며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더니 집권세력이 됐다고 정치적 대의 앞에서 유불리를 따진다면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