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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alk] ‘동네사람들’서 당찬 여고생役 김새론 | ‘아저씨’의 꼬마가 어느새 18세 소녀로

  • 한현정 기자
  • 입력 : 2018.11.19 11:19:05
데이드림 제공

데이드림 제공

“두 살 때 처음 유아복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섰고 다섯 살 때 연기를 시작했어요. 너무 어려서 제 의지였다고는 말할 수 없을 거예요(웃음). 데뷔작이었던 ‘여행자들’ 때였어요. 영화가 끝난 뒤 모두가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리고 서로 부둥켜안는데 뭔가 뿌듯하고 뭉클했어요. ‘잘하고 싶다,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벅찬 기억 덕분에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 ‘아저씨’(2010년)가 배출한 천재 아역, 초등학생이 되기도 전에 배우가 먼저 된 김새론(18)은 “이제야 스무 살이 되는데 벌써 9년 차”라는 말에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는 “성인이라니! 걱정 반 설렘 반”이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의 10대 마지막 영화인 ‘동네사람들’은 한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마동석 분)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액션 스릴러다.

“그동안 어둡고 사연 많은 역할을 많이 해와서인지 평범한 여고생인 ‘유진’이 특별하게 느껴졌다”는 그는 “밝고 솔직한 성격, 무엇보다 우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면과 당찬 행동에 공감이 갔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저를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좋았어요. 어른들의 무관심 속 위험에 처한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강렬한 메시지 또한 끌렸고요.”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어떤 어른이 되고 싶느냐”라고 물으니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겠지만 소신대로 행동하다 보면 되고 싶은 어른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는 속이 꽉 찬 답이 돌아왔다.

“저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떳떳하지 않을까요? ‘바로 오늘, 이 순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싶어요. 그래야 되도록 후회가 남지 않고 나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반평생을 하나의 꿈을 위해 우직하게 달려온 만큼 성숙하고도 현명했다. 그럼에도 무서운 선입견, 낯선 사춘기와 아역이라는 꼬리표를 성공적으로 떼기까지 힘들거나 후회한 적은 없었을까.

“그저 연기하는 게 좋았고 재미있었어요. 일찍 좋아하는 일을 찾아 감사할 따름이죠. 아역 때부터 과분한 수식어를 붙여주셔서 종종 ‘부담스럽지는 않나’라는 질문을 받고는 하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지금까지 힘차게 달려올 수 있었어요.”

물론 지칠 때도 있단다. ‘18세 김새론’이 아닌 ‘연예인 김새론’으로 지내는 기간이 다소 오래 지속될 때다. 그럴 때는 어떻게든 철저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소소하지만 충분한 휴식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잡념’을 정화시킨다고 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해요. 의외의 취미는 낚시인데(웃음)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며 스트레스를 풀어요.”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차근차근 지혜롭게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김새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연기는) 단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어요. 저를 찾아준 감독님, 사랑해주는 팬들, 도움을 주신 많은 분이 계셨죠. 엄청난 힘이 됐고 꼭 보답하고 싶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제에서 상도 받아보고 싶고(웃음). 뭔가를 이루지 못한다고 실패한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연기에 있어서는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 동경이 있어요. 어떤 작품이든 매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로 카메라 앞에 서겠습니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4호 (2018.11.21~1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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