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한진칼 2대주주된 KCGI "경영권 목적 아냐"

글자크기 설정

KCGI "지배구조 개선 노력"
한진, 광장에 위임 `방어총력`
한진칼株 상승출발후 -6% 뚝
사진설명
한진칼 2대주주로 올라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가 경영권 참여보다는 '견제자' 역할에 주력할 것을 시사했다. 한진그룹은 KCGI 행보에 대응해 NH투자증권과 회의를 한 데 이어 법무법인 광장을 자문사로 삼아 방어책 마련에 나섰다. 19일 KCGI는 자문사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이유는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유휴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매우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의 기회가 높아 주요 주주로서 감시·견제 역할을 활발하게 수행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KCGI 측은 미국계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단기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와는 다르다는 점 역시 명백히 밝혔다. KCGI는 "일부 외국계 투기 자본이 요구하는 비합리적 배당정책, 인력 구조조정 및 급격한 주가 부양을 통한 단기 이익 실현을 지양한다"며 "장기 회사 발전을 위한 활동 계획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KCGI는 특히 펀드 만기가 최장 14년에 달하는 장기투자자임을 강조했다. KCGI는 PEF 운용사인 까닭에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분 10% 이상을 6개월 이내에 취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기준 9%에 그쳤던 지분율을 장내 매수를 통해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PEF 운용사는 상장사 지분 취득 이후 6개월 이내 해당 지분 재매각이 금지돼 있어 이들이 보유한 대량 매물 관련 부담(오버행)은 해당 기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수위를 낮춘 KCGI 입장 발표에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6.69% 내린 2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 가능성이 수그러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언제든 지분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향후 대응에 따라 KCGI 역시 이에 발맞춰 다양한 패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진그룹이 KCGI 요구에 발맞춰 유휴자산 운용 효율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힘쓸 경우 양자는 공조해 기업가치 상승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진그룹이 합당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우호 주주 결집을 통한 적극적인 의사 표현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이 경우 한진칼에 대한 오너 일가 지분율이 28.95%로 높지 않기 때문에 지분 경쟁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진칼 주가 조정에도 주가 흐름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며 한진칼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크게 개선됐다. 전체 보유주식 중 한진칼 비중이 13%인 'Tiger여행레저' ETF는 최근 1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8.1%다. 한진칼 외에 유커(중국인 관광객) 귀환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호텔신라(9.27%) 등 면세점 업종을 주로 담고 있다. 'KOEEX운송' ETF는 KRX운송지수를 토대로 만든 ETF로 한진칼 비중이 11.44%다. 한진칼 주가가 오른 데다 유가 하락으로 이익 상승이 예상되는 대한항공(19.13%) 등 항공업종까지 많이 담고 있어 1개월 주가 상승률이 9.6%로 높아졌다.

아울러 한진칼 우선주 종목인 한진칼우 주가는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1250원으로 마감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한진칼 우선주 폭등의 배경으로도 KCGI가 배당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기대가 꼽힌다. 문제는 한진칼 우선주 유통량이 적다는 점이다. 발행된 한진칼 우선주는 총 53만6766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분량을 제외하면 52만주까지 떨어진다. 발행된 보통주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거래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드러난다. 이날 한진칼우 거래량은 37만1058주로 유통 물량 대비 70%에 달한다. 투자자 손바뀜이 극심했다는 방증이다.

[한우람 기자 / 김제림 기자 / 정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