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스크린 부활에 '떼창' 극장 소환

'보헤미안 랩소디' 등 음악이 다했네~
싱어롱, 관객참여 이끌며 인기
'콘서트 온 듯' 스크린X·MX관 특별관 선호
  • 등록 2018-11-14 오후 3:00:00

    수정 2018-11-14 오후 6:48:31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에~오↘”(에~오↘) “에~오↗”(에~오↗)

9일 오후 6시 영등포CGV 6관. 프레디 머큐리가 불끈 쥔 주먹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호응을 유도하자 스크린 속 관객뿐 아니라 스크린 밖 관객도 응했다. 퀸의 무대를 비추는 전방 스크린과 7만여 관객을 비추는 좌우 벽면 스크린이 상영관 내 200명 남짓한 관객을 30여년 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옮겨 놨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시작된 퀸의 공연은 ‘라디오 가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로 이어지며 열기를 달궜다. 스크린 안에서 또 밖에서도 “올 위 히어 이즈 라디오 가가. 라디오 구구. 라디오 가가” “위 아 더 챔피언 마이 프렌드. 앤드 위윌 킵 온 파이팅 틸 디 엔드” 떼창이 울려퍼졌다.

지난 31일 개봉한 퀸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흥행에 가속을 더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13일까지 207만명을 동원했다. 개봉 1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뒷심이 점점 세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비결은 전설적인 록밴드로 추앙받는 퀸의 음악에 있다. 영화에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20곡이 넘는 퀸의 음악을 실었다.정덕현 평론가는 “퀸의 명성과 그들의 음악이 흥행을 이끌었다”며 “곡이 워낙 유명해서 퀸을 아는 세대는 물론이고 퀸을 모르는 세대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퀸 음악은 방송 광고나 콘텐츠 등에 삽입되며 현재까지 널리 불리는 곡들이 다수다. 이 영화를 통해서 음악의 주인이 퀸임을 알게 된 1020세대들도 적지 않다. 영화는 기성 세대, 젊은 세대를 아우르면서도 팬덤의 영향인 듯 남성 관객이 이례적으로 많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의 남성 관객 비중은 10월31일부터 11월8일까지 43.4%로 동기간 남성 전체 37.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콜백’(관객참여)형 영화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의 관객은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같이 박수 치고 같이 노래를 부른다. 영화와 관객이 호흡하는 영화다. 가수들의 공연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떼창’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어 자막에, 영어 가사를 자막으로 덧댄 싱어롱 버전이 인기인 이유다. 윤성은 평론가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어롱 버전은 ‘록키호러픽쳐스’ 콜백의 대중적인 형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영화와 관객의 쌍방향 소통이 게임 같은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하이라이트는 떼창이 시작되는 후반 20분이다.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 돕기 자선공연 ‘라이브 에이드’ 라이브 실황을 거의 고스란히 재현했다. 영화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은 콘서트의 생생한 현장감을 살려냈다. ‘보헤미안 랩소디’ 관객들이 CGV 스크린X·IMAX, 메가박스 MX관 등 영상과 음향 관련 특수 시스템을 활용, 몰입감을 높이는 특별관을 선호하는 배경이다. 특히 스크린X의 경우, 객석률을 살펴보면 2D 상영관이 21.4%에 비해 스크린X는 33.8%로 월등히 높았다. CGV 관계자는 “정면과 좌우 벽면, 3면의 스크린이 선사하는 입체감이 관객들에게 실제 콘서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가 말하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적 정체성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6분여짜리 퀸의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위 윌 록 유’ 디스코 요소를 접목시킨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 등 퀸이 형식과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추구해온 모습이 담겨 있다. 또 “마음 쉴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한다”는 프레디 머큐리의 대사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정 평론가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는 최정상 밴드였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삶이나 음악은 비주류에 가까웠다”며 “그러한 성향이 우리사회의 소외된 계층이나 꿈이 있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사회 진출조차 쉽지 않은 요즘 젊은 세대에게 호감 또는 귀감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