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출석 간부들을 소개하는 시간에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이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서울시는 시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전수조사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등에 ‘고용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전수조사는 이날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진행되며, 서울교통공사와 교통공사 자회사를 제외한 시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공직유관단체 등 모든 공공기관이 조사 대상이다. 교통공사 및 교통공사 자회사는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번 전수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수조사 범위는 지난해 11~12월에 진행된 채용비리 특별점검의 범위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추진된 정규직, 무기계약직, 기간제 등 신규채용과 최근 5년간(2014년 이후) 있었던 정규직 전환 전체가 대상이다.
서울시는 전수조사에서 기관장 등 임직원 및 친·인척의 채용청탁이나 부당지시 여부, 이에 따른 인사부서의 채용 업무 부적정 처리 여부, 채용계획의 수립·공고·필기·면접전형 등 세부절차별 취약요인을 집중 점검한다. 또 지난해 특별점검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됐지도 확인한다.
정규직 전환의 경우 무기계약직, 기간제, 파견직·용역직 등 ‘최초 채용’ 단계에서 위법·부당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한다. 제보가 있거나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사안이 있다면 최초 채용 시점이 최근 5년을 벗어난 시기에 있더라도 기간에 관계없이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또 신규 채용자 및 정규직 전환자를 대상으로 임직원 중 친·인척이 있는지 여부도 설문조사한다.
서울시는 전수조사 결과 비위 혐의가 크거나 제보가 있는 기관에 대해선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적발된 채용비리에 대해선 각 기관의 인사권자에게 강도 높은 문책·징계를 요구하고, 업무에서 즉시 배제토록 조치하며, 필요하다면 검경에 수사의뢰도 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9일 노무사, 변호사 등 외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채용비리 전수조사 TF’를 구성했다.
서울시는 내년 1월 말까지 시민들이나 기관 내부 관계자 등이 보다 쉽게 제보할 수 있도록 ‘서울시 채용비리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최정운 서울시 감사위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이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의혹을 충분히 해소하고, 공공기관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전수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박원순 시장이 국감 등에서 채용비리는 용납하지 않겠으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일벌백계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그 연장선에서 나머지 산하기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