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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시 ‘케니 샤프 슈퍼팝 유니버스’…일상에서 발견한 신나는 ‘예술 세계’

입력 : 
2018-11-14 16: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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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샤프의 ‘슈퍼팝’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여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1970년대부터 케니 샤프가 만들어온 회화, 조각, 영상, 사진 등 100여 점이 관객을 맞는다. 1980년대 팝 아트의 전성기를 관통했던 그가 발견한 ‘일상에서의 재미있는 예술’의 다양한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설명
▶Info -장소 롯데뮤지엄

-기간 ~2019년 3월3일

-티켓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1만 원, 어린이 7000원

-시간 월~목 10:30~20:00 / 금~일 10:30~20:30 (*휴관: 첫째 주 월요일, 월별 상이)

팝 아트를 예술로서, 현상으로서 이름 붙인 이는 영국의 리처드 해밀턴이다. 그의 1956년 작 ‘오늘날 가정을 색다르고 멋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서 누드 남성이 들고 있는 ‘POP’ 표지가 그 시작이다.

오랜 시간 예술이 견지해 온 ‘엄격과 품위’ 즉, 고상하고 전지적이며 작가의 해석에만 의존해야 했던 추상과 전위에 대한 일종의 ‘반동’에서 팝 아트가 시작된 것이다. 전통과 허세의 파괴, 대중문화 전반에서 일어나는 현상 관찰, 매스 미디어로 대표되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사회에서 즉각적인 이미지 전달이 팝 아트의 본질이다.

1980년대 뉴욕은 이른바 팝 아트의 성지였다. 특히 ‘클럽57’은 팝 아트를 사랑하고 전파하는 이들의 성전이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새롭고 재미있고 신나는 일상의 예술’을 창조해 냈다. 미러볼이 신나게 돌아가고 고막을 때리는 음악에 맞춰 어깨를 부딪치면 키스 해링이, 케니 샤프가 그리고 장 미셸 바스키아가 옆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며 ‘뉴 아트’의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그 시절은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다. 팝 아트계의 거장들이 3년 사이에 연이어 세상을 뜨면서다. 하지만 케니 샤프가 있었다. 그는 예술과 인생 동반자들의 연이은 죽음의 충격에 결코 쓰러지지 않았다. 팝 아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슈퍼팝’의 세계도 열면서 그는 이제 ‘팝 아트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1958년생, 환갑이 된 케니 샤프는 여전히 1980년대 뉴욕을 잊지 않는다. “내가 소속감을 느낀 대상은 오직 키스 해링과 바스키아, 우리 삼총사가 유일했다. 그러나 양식적인 의미에서 우리는 삼총사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당시 엘리트주의 예술을 거부했다. 이 점이 우리 세 명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국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공상 과학 만화의 캐릭터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시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친 케니 샤프를 발견할 수 있다.

1960년대 인기 만화 ‘우주 가족 젯슨’과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Jestone시리즈’, 버려진 가전제품을 활용해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등 평범한 일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일상을 예술로Customizing’이 눈에 들어온다. 또한 케니 샤프가 창조한 사이키델릭한 환상의 공간인 ‘Cosmic Cavern’에는 한국 관객들이 기증한 50여 개의 장난감이 활용됐다.

케니 샤프를 비롯한 팝 아트 예술가들의 지향점, 즉 현대 사회의 소비와 대중 매체에 집중하고 이것을 통해 거대한 소비 사회 구조에서 예술의 단초를 집어내 대중에게 전파하는, 이것이 팝 아트의 본질이라면 이번 전시에서 그 본질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롯데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4호 (18.11.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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