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의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서브원은 지난 9월 공유 오피스 ‘플래그원’을 열었다. 서울 양재역 서브원 강남빌딩 3개 층에 거쳐 600석 규모 프라이빗룸, 테마별 회의실, 30인실 세미나룸, 250석 규모 대형 강당을 갖췄다. 서브원은 빈 공간을 놀려두는 대신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공실을 해소하기로 한 것이다.
한화그룹과 롯데그룹도 공유 오피스를 도입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여의도 63빌딩에 ‘드림플러스63 핀테크 센터’와 서초사옥에 ‘드림플러스 강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 서초사옥은 지상 20층, 지하 6층 규모인데 이중 15개층을 공유 오피스로 단장했다. 드림플러스에는 한화금융·GS칼텍스·잇츠스킨 등 여러 기업이 입주해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월드타워 사업 주체인 롯데물산이 이르면 오는 12월 롯데월드타워 내에 공유 오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브랜드명으로 ‘빅에이블’을 유력하게 검토 중으로, 공유 오피스를 마련해 공실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과의 협업, 시너지 효과 기대
공유 오피스를 통해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같은 업계, 비슷한 사업군의 스타트업에 오피스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내주고 대신 기업은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 기회를 얻는다는 취지다.
판교신도시에 본사를 둔 네이버는 서울 강남역 일대에 ‘D2 스타트업 팩토리’(이하 D2SF)를 운영한다. 네이버 신사업 분야와 맞는 스타트업을 선별해 이곳에 입주시킨 뒤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협업 기회를 제공하고 네이버가 직접 투자도 한다. D2SF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셈이다.
온라인 패션상거래 벤처기업 무신사는 지난 6월 서울 동대문시장 앞에 ‘무신사스튜디오’라는 공유 오피스를 열었다. 건물 4개 층(7273㎡)에 자리 잡은 이곳은 패션에 특화된 스타트업, 창작자를 위한 공간이다. 오피스 내부에 디자인·샘플 제작실, 수선실, 촬영 스튜디오, 물류 창고, 택배 발송 공간까지 모두 갖춰놨다. “동대문을 중심으로 함께 상생하고 시너지를 낼 패션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패션 대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비슷한 콘셉트의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S.I랩’을 열었다. 월 회비 15만 원을 내면 입주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론칭이나 패션 관련 강연을 주기적으로 열고 신규 사업을 진행할 때도 입주 회원과 협업한다는 구상이다.
아예 본사 업무 공간을 공유 오피스 형태로 바꾸는 곳도 있다. SK그룹은 서울 종로구 소재 본사 건물 SK서린빌딩을 개인 자리나 칸막이가 없는 공유 오피스로 바꾸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점 과제로 제시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SK 주식회사 C&C는 지난 5월 성남시 분당 사옥 4개 층을 공유 오피스를 전환했다.
[글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이충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4호 (18.11.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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