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느꼈나…北김성혜, 고위급 방남단서 빠진 이유는?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5일 11시 11분


코멘트

‘당국 접촉’ 여의치 않아 막판 명단 변동 가능성
주목 부담·북미 협상 등 ‘본업’ 대응 필요성 생겼을 수도

북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고위급 방남단에서 갑자기 빠진 배경에 15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혜는 전날인 14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함께 경기도를 찾아 방남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측 방남단은 중국 선양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에야 우리 측에 김성혜의 불참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종혁 부위원장은 인천공항 도착 후 김성혜의 불참 사유를 묻는 질문에 “여의치 않은 개인적 사정이 있다”고만 답했다. 우리 측 정부 당국 역시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다.

김성혜의 전격 불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당초 북미 대화는 물론 남북 대화에도 관여하고 있는 핵심 실무 인사인 김성혜의 방남 사실이 알려지며 남북 당국 간 접촉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정부가 수차례 “관련 계획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여론의 관심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북측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실제 당국 간 접촉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물밑 접촉’이 필요한데 북측 방남단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경기도청 측 관계자는 “북측에서 이번 행사를 ‘조용히’ 치렀으면 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김성혜의 방남을 통해 우리 측에 전할 의미 있는 메시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남북이 최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등을 통한 소통 채널을 구축한 만큼, 북측이 굳이 민간 행사를 통해 우리 측에 메시지를 전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북측이 우리 정부의 “접촉 계획이 없다”는 입장에 막판에 김성혜를 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해외 순방에 나서 자리를 비운 상태인 것이 감안됐을 수도 있다.

김성혜가 당국 차원의 대외 협상에 임하고 있는 만큼 ‘본업’과 관련한 일의 변동 사항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에 대한 보고서를 내며 대북 여론이 악화된 것과 김성혜의 방남 무산이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김성혜가 전형적인 대미 라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외부에서 보이는 것보다 북미 대화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의미 있는 당국 간 접촉은 아니더라도 당국자를 현장에 배치해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날 리종혁 부위원장이 도착한 직후 일부 정부 당국자들이 영접을 겸해 환담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방남단의 ‘메시지’ 여부와 김성혜의 불참에 대한 사유를 전달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에도 “김성혜의 불참과 관련해 말씀드릴 정보가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