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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12% 급등…지배구조 이슈 불거지나

한우람 기자
입력 : 
2018-11-14 17:43:53
수정 : 
2018-11-14 18: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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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헤지펀드 지분매입 확인
지배구조 개선 요구 가능성

오너家 지분율 29% 불과
주요기관·외국인과 6%P 差

국제유가 급락 호재 영향
대한항공도 9% 넘게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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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계 헤지펀드가 한진칼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이 한진그룹 경영 참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12.58% 급등한 2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한진칼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 주가 역시 전일 대비 9.43%나 오른 종가 3만25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가 급등에 영향을 준 단기적 요인으로는 단연 국제 유가 급락이 꼽힌다. 1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만기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7.1% 급락한 55.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산유국 감산에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향후 원유시장에서 초과 공급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제 유가 급락은 특히 대한항공에 명백한 호재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 이익에 가장 큰 부담 요인인 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항공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한항공발 호재만으로는 모기업 한진칼 주가 급등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을 29.96%만 보유하고 있어 지분법 평가 등에 따른 이익 반영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진칼 주가 급등을 두고 한진그룹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지난 9월 크레디트스위스(CS)가 한진칼 지분 5.03%를 확보한 이후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S 보유 지분의 실제 주인은 헤지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해당 지분은 CS 자기자본 투자가 아닌 CS가 대행서비스(프라임브로커리지)를 제공하는 역외 헤지펀드 보유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문제 등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헤지펀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칼은 오너 지분율이 28.95%로 낮은 데다 시가총액 역시 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오너 일가를 제외한 주요 기관투자가로는 CS를 포함해 국민연금(지분율 8.35%), 한국투자신탁운용(3.81%), 기타 외국인 주주(5.62%) 등 총 22.81%에 달한다. 오너 일가와 지분율 격차는 불과 6.14%에 그친다.

IB 업계에서는 최근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 펀드가 한진칼 경영 참여를 위해 지분 매집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기존 기관투자가 지분 22.81%에 더해 지분 5% 이상 보유한 신규 기관투자가가 등장한다면 오너 일가와 충분히 표 대결을 벌일 만한 상황이라는 것.

실제 기관투자가 지분 매집 흔적도 드러나고 있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달 말 1만9300원에서 이날 2만5500원으로 보름 만에 32.12%나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29.69에서 2068.05로 불과 1.89% 오른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특히 이날 한진칼 주요 매수 주체로 '기타법인'이 떠올라 해당 주체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타법인은 기관투자가, 금융사 등을 제외한 일반 기업을 뜻한다. 이날 기타법인은 한진칼 주식 163만7974주를 매입했다. 이는 종가로 환산하면 총 418억원 규모이며 지분율로 환산하면 2.77%에 달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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