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시장 진입을 노려온 에어로K와 에어필립이 9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했다. 이날은 국토부가 제시한 면허 신청 마감일이었다. 지난 2일에는 에어프레미아와 플라이강원이 신청서를 냈다. LCC 면허 취득을 위한 레이스가 본격화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객 운송을 준비하는 사업자 4곳이 모두 면허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조만간 본격적으로 면허를 심사하고 내년 1분기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7번째 LCC 잡자"…본격 레이스 시작됐다
새 LCC 나올까

국내에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6개 LCC가 있다. 신규 사업자들이 ‘일곱 번째 LCC’에 도전하는 것은 항공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LCC의 국제선 점유율은 2014년 10%대에서 올 상반기 28.7%까지 올랐다. LCC를 이용해 외국으로 가는 여행객은 해마다 30% 정도 늘고 있다.

에어로K는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사를 구상하고 있다. 항공기 6대를 도입해 일본, 중국, 대만 등 11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에어필립은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호남 기반 지역항공사다. 면허를 신청한 업체 가운데 소형 항공운송사업으로 실제 운항 중인 유일한 항공사다. 광주~김포·제주,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 중이다. 에어필립 관계자는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항공사보다 면허 취득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제주항공 대표를 지낸 김종철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인천을 기반으로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은 중견 여행사 마스터즈투어를 운영하는 주원석 사장이 최대주주로,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한 LCC를 추진 중이다.

기존 항공사 반대 우려도

면허 신청은 끝났지만 신규 사업자들의 움직임은 더 바빠졌다. 면허 취득을 준비 중인 한 회사의 고위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절차는 국토부의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다. 신규 항공사의 시장 진입에 대해 기존 8개 항공사의 견해를 듣는 자리다. 신규 사업자에 불리한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면허 발급 이후를 대비한 준비도 한창이다. 먼저 운항증명(AOC) 절차다. 면허를 딴 항공사가 안전하게 운항할 능력을 갖췄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면허를 신청한 회사의 관계자는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 정비사 등을 교육할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AOC를 취득해 내년 가을께 취항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항공기 도입 준비도 서두른다. 에어프레미아의 김 사장은 오는 12일 프랑스 툴루즈의 에어버스 본사를 방문한다. 도입을 검토 중인 A-330네오 기종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