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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12% 수익…`숨은 진주` 日리츠펀드

유준호 기자
입력 : 
2018-11-09 17:27:25
수정 : 
2018-11-09 19: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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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부동산 호황에 쑥
도쿄 오피스 58개월 연속↑
올림픽 호재로 전망도 밝아

분산투자 못한 韓부동산펀드
활황에도 수익 3.2% 불과
사진설명
일본 부동산신탁회사에 투자하는 리츠 펀드가 발군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일본 경기가 회복돼 기업의 사무실 수요가 늘면서 도쿄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크게 낮아지고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른 영향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인프라스트럭처 정비와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일본 리츠 펀드의 장기 수익률 상승을 예상하는 분석도 나온다. 리츠는 주식 등을 발행해 모집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구입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배당으로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이런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가 리츠 펀드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과 함께 배당 수익을 겨냥할 수 있다. 증시가 요동치면서 상장된 리츠 주가가 조정받더라도 건물 임대료 등에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3개 일본 리츠 재간접 펀드는 최근 1년 동안 수익률 11.65%를 기록했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증권시장이 격랑 속에 빠졌던 최근 1개월 동안에도 평균 1.5% 수익을 올려 안정감을 뽐냈다.

개별 상품으로는 삼성JapanProperty부동산 펀드가 최근 1년간 13.23% 수익을 올려 성과가 가장 좋았고, 그 뒤를 이어 한화JapanREITs부동산 펀드가 수익률 11.13%를 올렸다.

일본 리츠 펀드 수익률은 일본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2012년 9%대였던 도쿄 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지난달 말 2.2%까지 떨어졌다. 올해 8월부터 3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써내려가고 있다. 여기에 오피스 빌딩 임대료 역시 지난 4년간 21% 오르면서 올해 5월에는 3.3㎡당 2만엔을 돌파했다. 지난 10월 말까지 58개월 연속 상승세다.

일본의 저금리 정책은 일본 부동산의 상승세를 지탱하는 요소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팀 매니저는 "일본 부동산투자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은 낮은 반면 임대료는 계속 올라가다 보니 수익성이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정부 주도로 인프라 정비와 개발이 예상된다는 점도 일본 리츠 펀드의 장기 상승세를 전망하게 한다.

최근 1년 동안 일본 리츠 펀드 수익률이 고공 행진을 기록한 반면 국내 부동산 펀드는 시장이 호황인데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최근 1년간 국내 부동산 펀드 평균 수익률은 3.20%다. 일본 리츠 펀드의 3분의 1도 안 된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최근 몇 년 사이 가격이 들끓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부동산 펀드의 낮은 수익률은 더욱 두드러진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내 부동산 펀드가 3~5년 만기 폐쇄형 상품으로 출시되는 데다 한 펀드에 하나의 자산을 편입하기 때문에 시장 전체 상승세를 온전히 수익에 반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는 상장된 부동산신탁회사의 지분을 분산투자하는 구조로, 시장 상승세에 직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가 개발되면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관련 상품이 없다는 점에 있다. 공모펀드는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동일 종목에 투자할 수 없는데 국내에 상장된 리츠 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6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평균 시가총액이 300억원 미만이고, 시가총액 기준 2000억원 이상인 중대형 리츠는 최근 상장한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등 2개뿐이다.

처음으로 조 단위의 상장 리츠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홈플러스 리츠도 상장 예정일을 내년으로 늦추면서 국내 리츠 시장 활성화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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