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기정치? 황당해..개혁 공론화 위한 것"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에 대한 '자기정치' 비판에 "황당한 풍문"이라고 반응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재판부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낸 것이 '페북정치'로 통하자 강하게 반박했다.

5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수석은 지인들에게 "내가 자기정치를 한다는데, 황당한 풍문"이라며 "내 입장은 확실한 부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공개 SNS 글이 출마 등을 고려한 정치행위가 결코 아니란 것이다.

조 수석은 특히 논란에 불을 지핀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 관련 입장글에 대해 "내가 정치를 할 것도 아닌데 왜 그랬겠느냐"고 반문한 걸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지난해 5월 민정수석이 되면서 '트위터 중단'을 선언했다. 이것이 사실상 '페이스북도 함께 중단'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페이스북을 한동안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8월 고 노회찬 의원 별세를 계기로 페이스북에 애도의 글을 올렸다. 이에 조 수석 페북 재개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사법농단 수사 관련 현직 판사의 글을 실명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조 수석과 청와대 측은 민정수석 소관 분야의 개혁의제를 중심으로 공론화를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의 페이스북 활동에 대해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이 정부의 공약을 추진해야 할 의무가 있고 사법농단에 대해서도 국민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개혁과제 공론화를 통해 동력을 얻고자 했다는 뜻이다. 민정수석이라고 해서 과거처럼 '커튼' 뒤에서 상황을 쥐락펴락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는 이유다.

실제 조 수석의 페이스북 게시물은 지난 10월에 집중됐다. 지난달 25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합의했다. 국회에 공이 넘어간 셈이다. 조 수석은 그후 직접 글을 쓰는 건 자제하고 주로 다른 게시물을 공유하고 있다. 5일엔 박영선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 인터뷰를 '공유'했다.

조 수석은 9~10월에 걸쳐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글도 올렸다. 민정수석 업무와 꼭 들어맞는다곤 할 수 없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주요 참모들의 SNS를 통해 대국민소통을 강화하려 했고 여기에 대중성이 강한 조 수석도 포함됐다고 본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을 겨냥, '자기정치' 공세를 폈다. 지뢰제거현장을 찾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도 겨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에서 구체적 이름은 밝히지 않고 "청와대 인사의 자기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6일 국회운영위원회에서 국정감사를 받는다. 경제 투톱 '김앤장'(김동연 부총리-장하성 정책실장) 교체론뿐 아니라 조 수석도 표적이 될 수 있다. 임 실장, 장 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과 대부분의 수석비서관들이 출석한다. 조 수석은 출석하지 않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