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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Fine Dining] 독보적 그 맛

입력 : 
2018-10-18 1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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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을 다니다 보면 ‘참 독특한 메뉴로군’, 칭찬하고 싶은 집들을 만나게 된다. 그 한 끼로 하루 운수가 대통이라 할 만할 정도의 음식점들은 맛에 섬세함과 정성스러움이 담겨 있다. 이것은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다. 오랜 세월 식재를 연구하고 영양학을 참고하고, 제철 음식을 관찰하고, 그리고 숱한 테스트를 통한 결과물들이다. 최근에 다녀온 식당 가운데 특별하고 독보적인 맛을 보여준 그 집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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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라피가 뿌리, 신사동 | 안식 강남구 학동사거리 언저리 빌딩 숲 가운데에 있는 유별난 3층 집. 건물 외벽이 온통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이곳의 1층은 ‘안식’ 레스토랑이고, 2층은 디저트 카페 ‘수분’, 3층은 ‘플레이트 의원’이라는 ‘병원’이 있다. 세 곳은 모두 한 사람, 병원 원장인 이기호 씨가 만든 공간이다. 기반은 ‘영양’이다. 플레이트 클리닉은 개인의 영양과 관련된 소화, 대사 기능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서 부족하거나 과한 부분을 조절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곳이다. 전문 의약품, 주사 처방도 해주지만 천연물과 식단 제안을 통해 자연스러운 치유를 유도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1, 2층의 ‘안식’과 ‘수분’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나는 1층 ‘안식’ 레스토랑에서 가끔 식사를 하는데, 일단 메뉴판만 읽어도 몸이 꿈틀꿈틀 반응을 할 정도로 ‘건강식’ 일색이다. 음식 맛과 비주얼 또한 최상급이다.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만 판매하는 ‘안식죽’은 기본 반찬에 김치죽, 또는 매생이죽이 제공되는 담백하고 맛있는 식사다. 통가지와 채소를 곁들인 ‘안식 브런치’도 든든한 한 끼가 되기에 충분하다.

메인 메뉴들은 더욱 건강하고 화려한 내용으로 꽉 차 있다. 청와대 조리실 출신의 주방장과 건강식에 대한 개념으로 가득한 셰프들의 손에 의해 손님에게 제공되고 있는 음식들. 구운 통가지를 올려 만드는 도우 없는 피자 ‘가지가지 통가지’, ‘병아리콩을 곁들인 가자미 스테이크’, 토마토 또는 강황으로 맛을 내고 랍스터, 대하, 홍합, 조개가 들어간 ‘누룽지를 곁들인 모듬 해산물’, ‘안심스테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3길 13 시간 09:00~21:00

메뉴 안식죽 1만2000원, 안식 브런치 1만8900원, 감태 북어 파스타 2만7000원, 시래기 오일파스타 2만5000원, 매생이 뇨끼 2만5000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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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야? 치즈야! 아현동 | 황금콩밭 나는 이 집에서 두 가지 사실에 뒤로 자빠질 뻔 했다. 먼저, 생두부를 맛 보고 나서였다. 보통 생두부는 마트에서 사 먹는 두부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럽거나 비슷한 맛을 낸다. 그런데 이 집의 생두부는, 마치 부드러운 치즈를 먹는 것 같다. 포들포들하면서 매끈하게 입으로 들어와 씹힐 새도 없이 스르륵 녹아버린다. 어떤 콩으로 만들었기에 이런 맛을 낼까 궁금했는데, 이는 콩의 문제가 아니라 두부 내릴 때의 방식의 차이라고 한다. 매일 오전 11시에 두부를 직접 내린다. 콩과 고춧가루는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농장에서 나오는 것만 사용한다고. 두 번째 놀란 이유는 다양한 메뉴 구성에 있다. 황금콩밭의 메뉴는 ‘코스’와 ‘단품’으로 구분해 놓았다. ‘점심코스’(쥐눈이콩생청국장샐러드, 생두부, 명태회무침, 가자미식해, 보쌈, 냉두부조림 또는 오모가리청국장 중 택1, 후식)와 ‘주말 코스’(점심 코스에 시래기비지탕이 추가)가 있다. 식사류로는 두부젓국(2인), 이틀에 한 번씩 직접 떠낸 청국장으로 만든 오모가리 청국장, 두부김치전골, 두부버섯전골, 청국장, 두부짜글이, 한우뚝불고기 등이 있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굴레방로3 시간 11:30~21:3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메뉴 생두부 1만 원, 점심 코스 2만 원, 주말 코스 2만5000원, A코스 3만8000원, B코스 2만8000원, 식사류 7000~4만5000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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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채식식당, 가로수길 | 마치래빗 다이어트와 샐러드, 그리고 토마토와 아보카도를 주요 키워드로 하는 이 집은 그냥 넉넉한 한 끼 식사를 하기에도 충분한 영양과 양이 제공된다. 메뉴 카테고리는 샐러드와 샌드위치, 건강식과 음료 등이다. 채식 메뉴 주문 방법은 첫째 ‘토핑 리스트’를 숙독하는 것이다. 그리고 메인 메뉴를 선택해야 자신에게 최적화된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두부 스테이크와 오리엔탈 샐러드의 조합 ‘해피비건’, 구운 야채와 허브 올리브, 구운 소금이 섞인 ‘다이어테틱’, 구운 닭가슴살과 시저 샐러드가 모인 ‘콥’ 등 샐러드가 눈에 띈다. 새우 샌드위치, 연어 샌드위치 등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1만4000원 대에서 2만 원 초반까지이다. 가로수길 음식 가격 치고는 유연한 편이지만 여기에 버섯, 블랙올리브, 줄기콩, 아보카도 등 원하는 토핑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샌드위치나 드레싱의 조합은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3길 45 시간 11:00~21:00 (브레이크타임 15:30~17:30)

메뉴 음료 6000~8000원대, 해피 비건 1만4000원, 다이어테틱 1만4000원, 토푸 라이스 보울 7000원, 치킨라이스보울 7500원, 스태미너 라이스 보울 8900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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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섭취한다, 인사동 | 오세계향 인사동 오세계향이 채식 식당을 추구하는 이유는 ‘지구의 보전’과 직접적 관계를 지니고 있다. ‘육식으로 인한 지구의 소비가 너무 과하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 육식을 위한 축산업이 채식 산업에 비해 14배의 물, 6배의 곡물, 10배의 에너지, 20배의 토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 외에도, 우리 인간의 육신은 이부터 내장 구조까지 모두 채식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도 오세계향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메뉴는 소박하고 맛있다. 퓨전 스타일의 한식, 중식, 양식 등이 골고루 준비되어 있다. 대표메뉴는 국산콩순두부강된장비빔밥, 중화볶음우동, 비건스테이크정식, 비건까스정식, 현미불구이쌈밥 등이 있다. 사용하는 고기는

콩고기로 소고기와는 맛이 전혀 다르다. 100% 현미는 제공되지 않는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2길 14-5 시간 11:30~21:00(브레이크타임 평일 15:30~17:00, 주말 16:00~17:00)

메뉴 국산콩순두부강된장비빔밥 1만 원, 중화볶음우동 9000원, 불구이쌈밥 1만2000원, 두개장정식 1만 원 등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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