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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life 제651호 (18.10.30) BOOK

입력 : 
2018-10-24 10: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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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비즈니스의 무기를 장착하는 법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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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맥아피·에릭 브린욜프슨 지음 /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펴냄
첫 번째 이정표 이야기부터 해보자. 경험에 의존하는 인간 바둑기사도 바둑의 복잡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경험법칙을 뛰어넘어 바둑을 두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이를 해결한 게 ‘머신러닝’이다. 2016년 3월,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해 거둔 승리는 인류의 바둑기사가 인공지능을 이긴 마지막 사례로 기록됐다. 두 번째 이정표는 자산에 관한 것이다. 2015년 3월, 전략가 톰 굿윈은 이런 칼럼을 썼다. 세계 최대의 택시회사인 우버는 소유한 자동차가 한 대도 없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고, 세계 최대의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전혀 가지지 않았다고. 놀라운 신생 기업들의 성공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 이정표는 군중(crowd)이다. 2015년 거인 기업 GE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한 제빙기를 만들고, 인디고고 사이트를 통해 제빙기 판촉 행사를 했다. 399달러씩 모금한 이 프로젝트는 일주일 만에 수천 명이 동참해 130만 달러를 모았다. GE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많은 고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제빙기 시장도 찾아냈다. ‘트리플 레볼루션의 시대’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기계에 밀려날 것인가, 기업은 과거 유물이 되는가, 전문가는 사라질 것인가. 대답은 ‘아니요’다.

인간의 직감과 결정이 기계보다 우위인 이미 시대는 지나갔다. 아마존의 매출은 35%가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상품에서 나온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재선 캠프에서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유권자들의 인구통계를 분석했다. 18~24세 남성들이 화요일에 즐겨보는 애니메이션 ‘패밀리 가이’에 광고를 해 투표를 독려하는 정교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완전히 자동화된 많은 결정은 보편화되고 있다. 하지만 기계는 인간이 하지 않는 악수를 두기도 했다. 2014년 12월, 시드니에서 일어난 인질극 당시 사고 현장에 벗어나려는 인파로 우버를 이용하려는 승객이 급증했다. 우버의 알고리즘은 즉각 할증요금을 부여했고, 덕분에 비극을 이용한다는 심한 비판을 가져왔다. 이듬해 11월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자 우버의 기술자들은 즉각 할증을 철회하도록 경고를 보내 같은 실수의 재발을 막았다. 인간의 판단과 알고리즘이 협력하는 것이 현명한 방식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책은 기계, 플랫폼, 군중이라는 세 가지 렌즈를 들이대면 혼돈 속에서 질서가 보이고 복잡성은 더 단순해진다고 주장한다. 미래에 성공하는 기업은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음과 기계, 생산물과 플랫폼, 핵심 역량과 군중을 결합하는 기업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독경제’에 올라타라 「플랫폼의 미래 서브스크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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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잰저 지음 / 이미숙 옮김 / 예문 펴냄
오늘의 소비자는 음반을 사는 대신 애플 뮤직을 듣고, DVD를 사는 대신 넷플릭스로 영화를 본다. 더 이상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구독’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플랫폼의 미래는 ‘구독 경제’에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아마존, 어도비, 오라클,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 세계를 정복한 기업들은 모두 이 열차에 올라탄 지 오래다. 주오라의 분석에 따르면 서브스크립션 경제의 판매지수는 2012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미국S&P500 기업의 판매지수에 비해 9배나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 책은 의사와의 상담을 구독하는 넷메드나우, 법률 서비스 로켓 로이어, 재무컨설팅을 구매하는 런베스트, 회계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는 벤치 등 미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숱한 구독 모델을 소개한다. 미래가 ‘구독 경제’에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대체할 수 없는 장점 때문이다. 무엇보다 ‘결정의 고통’을 줄여준다. 소유와 관리의 부담도 덜어준다. 자동화와 정기 서비스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무엇이 담겨올지 모르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기다림의 즐거움도 준다. 구독 경제 모델이 성장하는 데 필수 요소는 이탈에 대응하는 것. 편리와 재미, 저렴함 등을 이유로 많은 이들이 구독에 선뜻 동참하지만, 그만큼 이탈 장벽도 낮다. 더 좋은 음식 배달 서비스나 더 좋은 미디어가 나타나면 고민 없이 이탈한다. 제시하는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고객 욕구를 빠른 속도로 이해하고 대처하기,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는 고객을 유치하기, 판매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등이다. 구독 경제 모델에 있어 판매보다 더 중요한 건 기존 고객을 지키는 일이라고 이 책은 조언한다. [글 김슬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1호 (18.10.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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