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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아 마땅한 ‘의인’을 찾아서 미담을 세상에 각인시키다

입력 : 
2018-10-25 14: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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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또는 자주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누군가가 말하곤 한다.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냐고!’ 착한 일을 하고도 욕을 먹거나 과잉 대응을 했다며 처벌을 받기도 하는 냉정한 법치 사회 생각을 하면 좋은 일에도 멈칫할 수밖에 없는 게 요즘 세상이다. ‘LG의인상’이 고마운 것은,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LG복지재단의 ‘LG의인상’이 따뜻하고 재빠르게 대신 인사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더 많이 더 많은 곳에서 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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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을 각인되게 하라

‘LG의인상’이 새삼 화제가 된 것은 최근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 뉴스와, 그 보도가 나오자마자 거의 즉각적으로 발표된 ‘LG의인상 수여 소식’이 계기가 되었다. 이번 LG의인상의 주인공은 ‘고 김선웅’ 씨. 그는 지난 10월3일 새벽 야간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제주도청 근처를 지나던 그의 눈에 손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즉시 노인에게 다가가 힘을 보태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뒤에서 밀어준 것도 아니고 아예 손잡이를 받아 앞에서 끌고 있었다. 이때 과속 차량이 달려들었고, 김선웅 씨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그는 사고 이틀째인 5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그로부터 4일 후인 10월9일 세상과 작별했다. 그리고 연이어 인터넷을 뜨겁게 한 그의 ‘장기기증 소식’. 2남1녀 중 막내였던 고 김선웅 씨는 오래 전 어머니를 여의였다. 긴 투병 끝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가족과 함께 ‘장기기증’을 약속했고, 이번 뜻밖의 사고를 당하며 그 약속을 세상에 풀어놓게 된 것이다. ‘그런 약속은 지킬 일 없이 평생 약속으로 끝나도 좋으련만, 아까운 청년의 죽음이 안타깝다’는 세상의 탄식과 상관없이, 선웅 씨는 얼굴도 모르는 어떤 중환자들에게 자신의 신체 일부들을 선물하고 세상을 떴다. 선웅 씨의 장기를 기증받은 환자는 모두 9명. 장기기증을 신청하는 환자들은 모두 절체절명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로, 그 순서를 기다리다 세상을 뜨기도 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선웅 씨의 의로운 행위는 장기를 선물했다는 것 이상의 가치를 세상에 남겼다.

고 김선웅 씨가 세상을 떠난 지 7일 뒤인 지난 16일, ‘LG복지재단’은 김선웅 씨 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고 김선웅 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하고 유가족에게 5000만 원을 전달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전하며 떠난 고 김선웅 군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유가족에서 위로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의인상을 드리기로 했다’는 수여 이유와 함께였다. 고 김선웅 씨와 그의 가족에 대한 LG의인상 수여 소식은 선웅 씨의 선행과 비극적 죽음을 바라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부채의식을 대신 위로하고 갚아주었다는 의미에서 모두에게 고마운 일이다.

LG의인상이 칭찬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 발 빠른 결정 때문이다. 선웅 씨가 힘겹게 손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을 보고 즉시 도움을 실천한 것처럼, 그의 의로운 행위가 사회에 알려지자마자 즉시 ‘수여 결정’이 된 것에는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첫째, ‘좋은 일’은 머뭇거리지 말고, 소신대로 즉시 실천한다는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 둘째,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선행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는 점이다.

선웅 씨의 의로운 죽음과 장기 기증 이야기는 뉴스에 등장하자마자 전 국민에게 훈훈하고 안타까움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런 선행들도 보통은 금세 망각 속으로 사라지곤 한다.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살아가다 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다. ‘LG의인상’의 속도감은, 시민에게 잠시 ‘다가간 훈훈함’이, ‘시민의 가슴에 각인’되게 하는 상승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고 김선웅 씨의 의로운 이야기가 다가왔다 사라지는 가십이 아닌, 가슴을 울리고 마음에 새겨지는 계기로 만들어 주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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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공익재단 소속 복지재단의 주요 사업 LG의인상은 LG그룹 공익재단의 활동 분야 가운데 하나인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사회 사업 중 하나로 지난 2015년에 출발했다. LG복지재단의 설립 목적은 ‘바른 세상’과 ‘나눔 실천’.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이 담겼다. 사업은 기간과 규모에 상관없이, 언제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의로운 일’이 생겼을 때 일정한 절차를 밟아 결정된다. ‘이슈 모니터링을 통한 발굴, 외부 추천’을 통해 선정 대상을 정하고, 검토 과정을 거쳐 심의위원회에 상정하면 위원회는 선행의 내용, 사회적 파장, 경제적 상황 등 개별 항목들을 평가한다. 포상이 최종 결정되면, 상금 기준에 따라 최소 1000만 원에서 최대 5억 원까지 수여하게 된다. 수여 방식도 의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고 있다. 시상식을 거행, 본인이나 유족들을 행사장으로 초대하는 게 아닌, 주인공이 있는 현장, 그의 가족들을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담는 형식을 취한다. 의인의 선행과 수여하는 LG복지재단의 실천 방식이 일직선위에 있는 것이다.

LG의인상의 첫 번째 의인상은 고 정연승 상사. 육군특전사 소속이었던 그는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여성을 발견하고 곧바로 응급처치를 하던 중 자신마저 교통사고를 당해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정 상사는 평소에도 장애인과 노인 복지시설을 찾아가 나눔 활동을 해왔고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이나 결식아동 돕기에도 열성적이었다는 사실이 사고와 함께 세상에 알려졌다. LG의인상 첫 번째 수여자로 결정된 것은 의인상 취지에 맞는 당연한 결과였다는 게 시민들의 평가였다. 아내와 어린 자녀들을 두고 저 세상으로 떠난 정 상사의 유지를 세상에 알리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LG복지재단은 유족에게 감사의 위로의 뜻을 전하고 1억 원의 위로금을 전했다.

2015년 10월에는 정신지체 청소년의 귀가를 돕다 갑자기 철길로 뛰어든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경주경찰서 고 이기태 경감과 그의 유족에게 의인상을 수여하고 위로금을 전달했다. 당시 이 경감은 정년 퇴임을 3년 남기고 있었는데, 그는 재직 시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은 훌륭한 동료이자 선배였고 표창장을 15회나 받은 모범 경찰관이었다. 2015년 12월 세상을 놀라게 했던 서해대교 화재 사건 때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 진압 활동을 벌이다 끊어진 교량 케이블에 가슴을 맞아 목숨을 잃은 평택소방서 고 이병곤 소방관은 소방관들의 영웅적 행동이 세상에 조금 더 알려지게 되는 계기를 주었다. ‘모두 위험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순간, 소방관은 그 위험 한복판으로 들어간다’는 인식이 그것. 화재진압과 구조 활동을 소방관의 당연한 업무쯤으로 생각하기도 했던 사회 인식을 ‘대단한 고마움’으로 변환시켰던 것. 물론 이런 인식 변화가 서해대교 화재 사건 하나로 급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울림이 컸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에게 주어진 LG의인상 역시 큰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LG의인상은 망자과 그 유족에게만 수여되는 것은 아니다. 위험한 사고 속에서도 의인의 활약으로 모두가 살았고 모두가 감사했고 모두의 가슴을 적신 경우들이 그렇다. 2016년, 아파트 화재로 목숨이 경각에 몰렸던 한 소년을 발견, 발코니 난간을 이용해 윗층으로 올라가 끝내 구한 아파트 주민 이재덕 씨와 이웃들, 부천 아파트 화재 사고 때 자신의 사업용 크레인을 몰고 와 소방대원들을 태워 4층 베란다에 대피 중이던 일가족을 구조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 원만규 씨, 음주운전을 하다 인명 사고를 내고 달아나는 뺑소니 범죄자를 추격, 검거하는데 일조한 이원희·류재한 씨, 2017년 7월 지나가던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던 남성을 제지하다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팔뚝을 찔렸으나, 출혈을 불사, 끝까지 쫓아가 붙잡은 곽경배 씨 등이 모두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한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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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진화하는 의인들의 다양한 활약상 좋은 일을 실천한다는 것은 ‘의로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지난 2018년 5월, 시민 한영탁 씨는 서해안고속도로 조암 나들목 근처를 달리고 있었다. 이때 한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추지 않은 채 계속 앞으로 진행하는 장면을 목격, 급히 자신의 차를 사고 차량 옆으로 접근시켜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조수석 쪽으로 쓰러져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 한영탁 씨는 이에 사고 차량 앞으로 가 속도를 늦추며 브레이크를 밟아 사고 차량을 세우고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조했다. 최악의 경우 2차 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한 씨는 ‘일단 구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자신의 차와 몸을 고속도로 한복판에 던진 것이었다. LG의인상 수여자로 손색없는 행동이었다. 비슷한 일은 지난 8월에도 일어났다. 주인공은 박세훈 씨. 그는 당시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남 함안 구간을 달리고 있었다. 이때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도 멈추지 않고 갓길 쪽으로 진행하는 화물차를 발견, 쫓아가 살펴보니 운전자가 몸을 떨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 씨는 트럭을 추월에 자기 차를 트럭 앞으로 이동시킨 후 브레이크를 수차례 밟으며 사고 트럭과 자신의 자동차가 완만하게 정차하도록 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두 대의 자동차가 완전히 멈춘 후 그는 사고 운전자를 구조, 119구조대에 신고한 후 기다리는 동안 응급조치까지 했다. 역시 본인은 물론 사고 운전자 모두가 ‘불행 중 다행’을 맞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LG복지재단은 즉시 박세훈 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또한 충남 보령에서 승용차와 충돌한 뒤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승합차가 멈추지 못하는 장면을 보고 달려가 조수석으로 뛰어올라 자동차를 세우고 운전자를 구조한 손호진 씨, 전남 진도읍에서 핸드 브레이크가 풀려 비탈길을 거꾸로 내려가던 학원 승합차에 달려들어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불안에 떨고 있던 어린이들을 구한 진도군청 공무원 황창연 씨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한 ‘의인’들이다. 모두가 살아 남은 경우이지만 황창연 씨는 차량에 매달리고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기고 멈춰 세우는 과정에서 튕겨져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중상을 입었든 커다란 부상 없이 마무리된 경우든 ‘목숨을 건 용기’가 없이는 실천할 수 없는 상황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의인’이라는 칭호를 선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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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화제를 낳고 모두가 의로운 시민이 되는 큰 울림 LG의인상은 의로운 일을 실천한 주인공은 물론 그 일을 보고 듣고 감동받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준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독립된 미디어 파워를 지니고 있다. 의로운 일이 벌어지고, 그 일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고, SNS 공간에서 공유되고, LG의인상을 통해 또 다시 미디어 화제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그것이다. 때로는 LG의인상의 뒷얘기가 알려지면서 또다시 화제가 되기도 한다. 2016년 1월 해병대 병장 최형수 씨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부러움을 받는 히어로가 되었다. 그는 1월17일 대구 지하철 1호선 명덕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사람이 선로에 떨어졌다. 최 병장은 위험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선로로 뛰어 내려가 쓰러진 사람을 부축, 플랫폼으로 구조했다. 그런 과정에서 전동차가 플랫폼으로 진입이라도 했다면 최악의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최형수 병장의 의로운 이야기를 접한 LG복지재단은 의인상 대신 색다른 방법으로 세상과 함께 보은했다. LG복지재단이 취한 감사 방법은 ‘취업’과 ‘부대 격려’. ‘의인 최형수 병장’에게는 전역 후 복학, 졸업할 경우 졸업 때까지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LG그룹에 채용하기로 했다. 채용 결정도 LG그룹의 일방적 수혜 방식이 아니었다. 최형우 병장에게 본인 의사를 정중하게 물었고, 최 병장도 감사히 동의하자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LG복지재단은 최형우 병장의 소속 부대에도 감사패와 격려금 3000만 원을 전달, 감사의 뜻을 전했다.

LG의인상 수상자들의 거듭되는 선행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5월, LG의인상 주인공들이 상금 일부를 다시 사회에 기부하는 일이 있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당시 서울용산소방서 최길수 소방관과 해군 특수전전단 이정수, 임도혁, 신상룡 하사등이다. 최길수 소방관은 서울시 용문동 주택 화재 현장에 방화복을 입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방화복으로 위험에 빠진 사람들에게 불길이 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며 결국 일가족이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정작 자신의 탈출로가 불길로 막히자 3층에서 뛰어내리다 허리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LG의인상’과 함께 상금을 수상한 최길수 소방관은 모교인 계명대와 협의, 상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해군특수전전단의 하사 세 사람은 제주도 강정동 민박집 화재 사건 때 현장에 뛰어들어 민박 손님 7명을 구조한 것을 계기로 ‘LG의인상’을 수상했다. 상금을 받은 이들은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금까지 주시니 감사하다,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전우들의 자녀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상금 일부를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은 전사하거나 순직한 해군 장병들의 유자녀의 학비 지원을 위해 2014년에 발족한 단체이다.

의인은 사건이 만드는 게 아닌, 본성과 학습을 통한 실천 능력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선행들이다. LG복지재단의 ‘LG의인상’은 ‘의로운 행동, 누군가는 알아주고, 세상이 보답한다’는 바른 사회 문화를 알리고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기업의 공익 행위이다. 고맙고 칭찬할 만한 일임에 이의가 없지만 이런 공익 활동이 더욱 많아지기를,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고만 있을 수만은 없다. ‘사고 없는 세상’, ‘의로운 실천’ 사례가 더 많아지고 끝내는 ‘모든 시민의 일상이 의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의로움에 감사의 응원을 보낸다.

[글 이영근(아트만텍스트씽크) 참조 LG공익재단웹사이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1호 (18.10.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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