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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Citylife 제652호 (18.11.06) BOOK

입력 : 
2018-10-31 16: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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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가 아니어도 혁신은 꽃 핀다 『우리는 모두 메이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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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도허티·아리안 콘래드 지음 / 이현경 옮김 / 인사이트 펴냄
‘메이커(Maker)’. 만드는 사람, 혹은 만드는 과정을 공유하는 사람쯤 되는 말이다. 이 말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건 한 청년 덕분이었다. 데일 도허티 메이커 미디어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2005년 잡지 『메이크(Make:)』를 발간했다. 2006년에는 기세를 몰아 메이커스 페어를 열어 일련의 문화운동을 만들어낸 혁신가가 됐다. 물론 시작은 미약했다. 쇠사슬로 갑옷을 만든 사람, 재봉틀로 리폼한 옷을 입은 사람, 불을 뿜는 자동차, 수제 맥주 같은 것을 들고 나온 온갖 괴짜들의 난장이었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구호로 묶였다. “내가 만들었어.” 역설적인 운동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세상에 뭔가를 직접 만들 필요가 있을 리가. 클릭 한 번이면 집으로 모든 물건이 배달되는 세상에. 도허티는 ‘메이커’를 “기술을 적극적인 탐구와 실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한때 기술자, 예술가, 발명가, 엔지니어, 수공예가라 부르던 모든 사람을 포함하는 것이 메이커라고 그는 말한다. DIY 문화와 메이킹이 재탄생하는 데는 인터넷이 큰 원동력이 된다. 메이킹을 위한 메뉴얼 수백만 개가 공유되고, 소규모 생산자들도 직접 고객과 접촉하며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킥스타터는 이들이 자금을 모으는 수단을 제공한다.

메이커는 무엇보다 낙후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도서관, 박물관 등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공장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매사추세츠 소머스빌에는 아티슨스 어사일럼이 있다. 1980년대 문을 닫은 봉투 공장을 기 카발칸티는 메이커스페이스로 변신시켰다. 중고나 회원들이 기증한 도구와 설비를 갖추고 공간 조성에 지역사회를 참여시켰다. 임대료가 높은 도시에서는 장인들이 일에 전념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메이커와 공예가, 장인들이 밤이나 주말에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 창의적이고 기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지역의 자산이 된 메이커스페이스다.

도허티는 엔지니어도 디자이너도 아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그럼에도 기술 콘퍼런스와 워크숍을 다니고 재능 있는 사람을 만난 덕에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뉴욕과 디트로이트, 댈러스, 파리, 바르셀로나, 중국 선전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메이커들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나는 실리콘밸리라는 주류 기술 업계와 소비문화에서 벗어난 곳에서 새로운 기술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가 아니어도 혁신이 꽃필 공간은 퍼져나가고 있다는 말이다.

▶실전 꼬마빌딩투자 노하우 『돈 버는 꼬마빌딩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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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지음 / 매경출판 펴냄
꼬마빌딩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고액 자산가들만의 리그였던 빌딩 시장이 이제 일반 투자자들로 넘쳐난다. 이 책은 이론이 아닌 실전을 다룬 책이다. 오랜 기간 빌딩 매입과 운용에 몸담아온 한 펀드매니저의 경험을 빠짐없이 담았다. 겉만 번지르르한 게 아닌 정말 ‘알짜 빌딩’의 조건은 무엇인지부터 공실 없이 큰 수익을 내며 운용하는 노하우까지 모든 것을 다룬다. 특히 빌딩을 운용하며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디테일하게 분석해 대비하게끔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재무 관리, 임차인들과의 관계, 법적 문제 대응법 등 건물주로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만 골라 담았다. 꼬마 빌딩 투자의 첫 번째 원칙은 ‘입지’를 잘 분석하는 것이다. 저자는 대중교통 환경이 아무리 좋더라도 차량 사용이 불편한 건물은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은 직원들이 사용하지만 최종 입주를 결정하는 사람은 입주사 대표다. 이들은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차량 진입과 주차가 불편한 건물은 최종 결정에서 탈락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상가용 빌딩을 구매하고자 할 경우 주요 동선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구매할 건물이 주요 동선에 포함된다면 상권 발달과 함께 큰 가격 상승폭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골목 차이로 상권 발전과 함께하는 빌딩이 되기도 하고, 그 덕을 보지 못해 1층조차 상가가 들어오지 않는 빌딩이 되기도 한다고 조언한다.

[글 김슬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2호 (18.11.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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