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18년 11월4일까지
-티켓 R석 5만 원, S석 3만5000원, A석 2만 원
-시간 평일 19:30, 주말 15:00 (화요일 쉼)
-출연 라르센-손상규 / 모나-전미도 / 얀 에겔란드, 시몬 페레스-강진휘 / 트롤-강해진 / 마리안느 하이베르그-김수아 / 아흐메드 쿠리에-김정호 / 요시 베일린, 핀 그란달-김정환 등
대립과 분쟁을 털어내고 평화로 가는 길은 진정 지난하고 고되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손에 쥔 총을 거두고 악수를 할 수는 없는 상황. 평화의 길을 만들기 위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이들의 수고 또한 간단치 않다. 미국 출신의 극작가 J. T 로저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대립 관계에 놓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간의 비밀 평화 협정인 ‘오슬로 협정’에 주목했다. 그는 본래 르완다 대학살,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그간 정치적 붕괴에 대항하는 양식, 국제적인 사건에 투쟁하는 사람들 등 공공의 영역에 관심을 갖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다. 2016년, 로저스는 지난 일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간에 있었던 평화 협정의 뒷이야기를 희곡으로 완성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오슬로’란 제목의 극을 무대에 올려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었고, 이 작품은 2017년 토니상 작품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서사에 블랙 유머를 적절하게 녹여낸 영리한 희곡은 국립극단 예술감독 이성렬의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 묵직한 주제를 다루지만 장면 전환이 빠르고 극의 무게를 더는 유머를 적절히 녹여내며 경쾌하게 흘러간다. 공간 또한 노르웨이 오슬로의 아파트, 영국 런던의 호텔, 이스라엘 가자 지구의 뒷골목 등으로 변환되지만 무대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관련 자료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이해를 돕는 ‘친절함’을 더했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이 극의 주제는 ‘하나의 가능성을 향한 지난한 과정’이다. 오슬로 협정의 주역인 라빈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 양측이 암살 당하거나 권력에서 밀려나며 평화는 다시 멀어졌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어려움을 뚫고 가는 사람들의 희망과 의지를 전하고 싶다. 최근 남북 관계 등 한반도 정치 외교 상황에 비추어볼 때 우리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며 작품을 설명했다.
라르센 역은 극단 양손프로젝트 배우 손상규가, 카리스마 있는 외교관 모나 역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배우 전미도가 맡아 속사포 대사의 묘미를 100% 살린다. 이밖에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재무장관 아흐메드 역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수상자 김정호가, 이스라엘 외무부 법률 자문 요엘 역은 제5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받은 정승길 등이 맡아 극을 노련하게 이끈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국립극단]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2호 (18.11.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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