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예금이나 보험금을 조회해 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은행연합회가 운영하는 휴면계좌통합조회 시스템이다. 홈페이지 주소는 ‘잠자는 돈’이라는 뜻을 담은 ‘슬립머니’로 기억하기 쉽다.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을 하면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우체국, 예금보험공사에서 가지고 있는 휴면 계좌까지 전부 조회된다.
은행은 그렇다 치고 예금보험공사는 뭐냐고? 예금보험공사에서는 혹시라도 파산한 금융기관에 있었던 내 계좌가 조회된다. 예금은 2003년 이후 발생한 휴면 계좌가 조회된다. 주의할 점은 인터넷 브라우저는 ‘크롬’이나 ‘사파리’는 아직 안되고 ‘익스플로러’로만 가능하다는 점.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파인에서도 ‘슬립 머니’ 사이트로 연결된다. 파인에서는 현금화되는 카드 포인트들 조회할 수 있어 유용하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 휴면예금이 될까.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5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첫째, 스쿨뱅킹이다. 급식비나 현장학습비를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게 만든 계좌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라면 익숙한 계좌다. 보통 학교가 지정한 금융기관에 계좌를 만들게 된다. 미리 몇만 원 단위로 입금해 놓기 때문에 잔액이 남은 채로 애들이 졸업해 버리면 잊혀지곤 한다.
둘째, 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적금을 들라고 해서 장학적금이라는 걸 가입하곤 한다. 그런데 중간에 전학을 가 버리는 경우 휴면계좌로 남기 쉽다.
셋째, 과거 군대에서 부대에서 거래하는 은행 통장으로 월급을 받기도 했는데, 제대하고 나서 잊어버릴 수 있다.
넷째, 대출을 내고 원리금은 나중에 내기로 하고 이자만 납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해당 이자만 내는 통장을 따로 만든다. 대출을 다 갚고 나서도 그 통장을 그냥 두게 되면 휴면 예금으로 바뀌기 쉽다. 이 경우 대출 이자가 연체되지 않게 실제보다 많은 돈을 넣어 놓어두는 사례가 많아 잔액이 꽤 남아 있곤 한다. 마지막으로 예금과 적금을 들었다가 주거래 은행을 바꾸며 잊는 사례다. 역시 빈번하게 휴면계좌로 돌아서는 경우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돈을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 돈을 잃지 않는 건 더 중요하다고. 지금이라도 당장 휴면계좌를 조회해보시길!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2호 (18.11.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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