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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노믹스] (2) 복합리조트에 블록체인 도입하는 도로시크립텍-전 세계 카지노·숙박·공연 코인 하나로 OK

  •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8.11.05 09:52:09
스테파니 웡 도로시크립텍 CEO는 해외 다양한 카지노 투자·개발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복합리조트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스테파니 웡 도로시크립텍 CEO는 해외 다양한 카지노 투자·개발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복합리조트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의 파친코 시장 규모는 21조엔(약 205조원)이다. 카지노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업계에서 특히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가 블록체인 기반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전용 암호화폐(이하 IR 전용 암호화폐)다. 일본에서는 최근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설립 허용을 골자로 하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시행 법안’이 통과되면서 IR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기술 융복합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 설립된 ‘도로시크립텍’은 카지노 복합리조트 업계에 IR 전용 암호화폐 도입을 준비 중인 블록체인 업체다. 블록체인 생태계에 동참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스테파니 웡 도로시크립텍 최고경영자(CEO)를 서울에서 만났다.

“각국 화폐가 오가는 카지노 사업장을 중심으로 IR 전용 암호화폐 ‘도로시코인’을 도입하려 합니다. 도로시코인 하나로 카지노, 쇼핑, 숙박, 테마파크, 공연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마카오, 러시아 각지에서 IR 사업자와 제휴를 협의 중입니다.” 스테파니 웡 CEO의 설명이다.

보통 카지노나 리조트를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은 해당 지역 화폐를 미리 환전해온다. 환전하는 과정에서 방문객은 벌써 손해를 조금 감수한다. 매도·매수에 적용되는 환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애초에 현금을 들고 직접 은행이나 환전소를 찾아야 하는 만큼 개인 시간을 따로 내야 한다. 카지노, 리조트 방문 후 귀국해 남은 돈을 다시 환전할 때도 환차손이 발생한다. 물론 이때도 은행이나 환전소를 찾아야 한다. 이 방문객이 여러 국가를 연달아 방문했다면 환차손은 더 커진다.

도로시코인을 이용하면 국가나 장소, 환율에 상관없이 카지노를 즐기고 숙박 요금을 지불하고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 따로 카지노 칩을 교환할 필요가 없으니 내국인에게도 편리하기는 마찬가지다. 각국 화폐를 모두 취급하지 않아도 되니 카지노나 리조트,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회사로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온라인 게임에 사용되는 사이버머니와 비슷해 보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됐다는 점, 사업장 한 곳이 아닌 전 세계 어디에서나 화폐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이버머니와 구분된다. 스테파니 웡 CEO는 “IR 전용 암호화폐는 사용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카드 사용으로 발생하는 해외 결제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고 각종 금전 사고 또한 예방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사업장에서 위조 게임칩이나 위조화폐가 이용될 위험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웡 CEO는 “블록체인의 핵심은 암호화폐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특정 주체가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도로시코인 유통이 활발해지고 암호화폐 가치가 높아질수록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토큰 기반의 보상이 이뤄지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카지노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IR 산업 특성상 불법 자금세탁, 연간 외화 반출 한도 초과 등 범죄에 악용되지는 않을까. 웡 CEO는 오히려 도로시코인이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선을 긋는다. 사용자마다 여권 등을 통해 인증 절차(KYC)를 거치고 나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서 스마트 계약(잠깐용어 참조)이 이뤄지기 때문에 IR 전용 암호화폐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로시크립텍은 연내 국내외 거래소 10곳에 도로시코인을 상장(암호화폐공개·ICO)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잠깐용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DLT)에서 거래의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당사자 간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기술.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1호 (2018.10.31~11.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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