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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공정한 인사평가의 조건 임직원 납득하는 시스템

  • 입력 : 2018.11.05 11:04:26
인사평가 시즌이 다가왔다. 평가는 구성원 개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자신이 1년간 조직이나 팀에 얼마나 기여했고, 이를 회사와 조직이 얼마나 인정해주는가를 가늠하는 공식적 결과다. 동시에 성과급·기본급 인상, 승진, 심지어 교육 기회 등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따라서 평가는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가장 민감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런 민감성 때문에 인사평가에 으레 따라붙는 이슈가 ‘공정성’

이다.

머서코리아는 매년 60여개 기업 인사조직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조직과 제도, 운영에 대한 진단이 그 내용이다. 진단에는 임직원 의견 조사와 인터뷰가 포함된다. 잘나가는 회사든 어려움에 처한 회사든, 업종과 회사 상황을 막론하고 구성원이 가장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이 평가다. 조직원은 그 결과와 결과 활용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는다.

인사 전문가가 보기에 정교한 평가제도를 가진 회사나, 그간 평가 공정성 강화를 위해 수차 다양하고 세밀한 지표를 도입한 회사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실증적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무리 제도를 정교하게 만들어도 상대적 우열을 가리는 평가가 존재하는 한 공정성 문제는 영원히 해결하기 쉽지 않다. 공정성을 포기할 수 없다면 기업은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공정성’ 자체에서 답을 찾기보다는 ‘수용성’ 강화를 통해 공정성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 피평가자 개개인이 납득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올라가면 자연히 공정성에 대한 염려나 불만이 줄어든다.

평가에서 수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수용성 강화는 지표나 제도보다 과정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첫째, 평가자의 지속적이고 잦은 평가 피드백이다. 평가자가 피평가자에 대해 연중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 그냥 “수고했다” 몇 마디만 던지고 연말에 낮은 평가등급을 준다면 피평가자는 당연히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평가자가 업무 과정에서 느낀 점을 그때그때 수시로 지적하고 보완할 점을 구체적으로 알려준 이후 나아진 점이 없어 낮은 평가등급을 준다면 반발이나 불만족은 줄어들 것이다. 다시 말해 피평가자의 수용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둘째, 절대평가 요소 도입이다. 불만족이나 공정성에 대한 이슈 제기는 남과의 비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론 평가의 모든 항목에서 상대평가 요소를 배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평가 피드백 근거를 피평가자 업무 목표 진척과 달성, 그 과정과 방식에서 출발한다면 공정성보다 피평가자 목표 달성을 위한 개인 역량 향상이 중요해진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평가가 단순한 신상필벌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육성의 중요한 정보로 파악한다. 따라서 평가를 ‘나의 성장을 위한 중요하고 공식적인 정보’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동료 평가(Peer Review)를 확대해야 한다. 직속상사나 차상위자 평가보다 함께 일하는 팀이나 밀접한 연관 팀 동료 의견에 대한 신뢰가 높다. 많은 글로벌 혁신기업이 이런 이유로 동료 평가를 평가의 중요한 과정이자 근거로 채택한다.

GE는 PD@GE(Performance Development at GE)라는 모바일 평가 앱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앱을 통해 상사, 동료로부터 자유롭게 피드백을 받는다. 또한 조직원의 각종 피드백은 데이터로 정리된다. 피평가자 스스로 체계적으로 보완점과 개선 방향을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박형철 머서코리아 사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2호 (2018.11.07~11.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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