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을 하며 접한 선진국 산업구조를 보면 국내에서도 바이오 산업이 반도체 못잖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영동메디칼은 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암 진단시약이라는 확실한 수입원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 인수 4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었지만 이 대표는 다시 힘든 길을 선택했다. 2008년 사내에 신약연구소를 세우고 그해 말 연구소를 독립시켰다. 이 연구소가 지금의 신약 개발 벤처기업인 와이디생명과학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4억원으로 신약 연구개발, 진단검사 의약품 유통사업 등이 주력 분야다. 와이디생명과학은 모회사 영동메디칼을 2013년 흡수합병하고 2016년 체외진단시약 유통회사 삼일약품교역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이 대표는 “신약 개발은 성공 시 굉장한 폭발력을 발휘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따른다. 그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익 사업을 병행하기 위해 삼일약품교역을 인수했다. 현재 추가 M&A(인수합병)를 검토 중인 회사 인수가 완료될 경우 연결 기준 연매출 500억원에 흑자 구조로 체질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여럿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성망막증(DR) 치료제와 당뇨병성황반부종(DME) 치료제가 꼽힌다. 둘 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안과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 이들은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임상 2상 시험 최종 승인을 받고 후속 연구가 착착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이미 있는 약물을 활용해 다른 적응증을 찾아 개발하는 신약 재창출 방식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 내년까지 임상 2상을 완료하고 2022년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표는 요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작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통상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만 최소 4~5년이 걸리는데 최근 AI와 빅데이터 기술 발달로 주요 선진국에서는 갈수록 이 기간이 줄어드는 추세다. 컴퓨터, 약학, 빅데이터 등 국내외 석박사급 인력 7명으로 꾸려진 AI 신약개발팀을 조만간 15명 정도로 키울 계획이다.
“내년이면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안에 기술성 평가를 신청하고 내년 7월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투자자들 기다림에 보답하겠습니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2호 (2018.11.07~11.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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