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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끝나니 중국발 황사, 기가 막혀” 지웠던 앱, 다시 깔았다
지난달 11일 최악의 황사가 극성을 부린 중국 선양에서 한 여성이 길을 걷고 있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코로나 가니 미세먼지가 돌아왔다.”

최근 중국발(發) 황사로 한반도에 짙은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산업 활동 위축과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맑은 하늘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올 들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전역에서 다시 석탄발전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초봄부터 한반도가 잿빛으로 물들면서 시민들은 벗었던 마스크를 한 달 만에 꺼냈다. 지난 몇 년간 사용하지 않아 삭제했던 미세먼지 정보 제공 어플리케이션(앱)도 깔았다.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매일 공기질 정보를 파악해 외출에 대비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6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미세먼지 정보 앱인 ‘미세미세’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43만명을 기록했다. 미세미세는 관련 카테고리(날씨)에서 25.79%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미세먼지 정보 앱인 ‘미세미세’의 최근 1년 월 신규설치건수. [모바일인덱스]

미세미세가 1위를 탈환한 건 1년 만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2위로 밀려났으나, 지난 3월 1위를 되찾았다. 초봄부터 한국의 공기가 탁해지자 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작년 말 1만건을 밑돌았던 미세미세의 월 신규설치건수는 올 1월 1만8000건에서, 3월 6만8000건, 4월 7만9000건으로 급증했다. 미세미세는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실시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예보를 알려주고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면 경고 알림을 보낸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지난 3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자 해방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길을 걷다 마주한 미세먼지에 다시 마스크를 착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제 코로나에서 해방돼서 마스크 벗는 줄 알았는데 중국 황사가 더 하다”며 “매일 공기질을 확인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황사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효된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도심 일대가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

어린 자녀를 둔 주부 B씨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아이들이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갑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다”며 “아이들 건강이 걱정돼 마음 편히 나들이조차 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 쇼핑몰을 찾거나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21년 한국의 초미세먼지(직경 2.5㎛ 이하 먼지) 연평균 농도가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도 3년 연속 최저치로 집계됐다. 중국발 오염 물질 유입이 줄고, 강수량과 풍속 등 기상 여건이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중국이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장 가동을 늘리면서 오염 물질이 언제든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은 전력의 약 60%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으며, 석탄 화력발전소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위인 중국은 국제사회와 맺은 ‘탄소중립 달성’ 약속도 저버렸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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