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대관식에 참석해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모습. [AP]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6일(현지시각) 오후 12시 2분께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찰스 3세(75) 국왕에 ‘성 에드워드 왕관(대관식 왕관)’을 씌어주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선포했다.

대주교가 찰스 3세 국왕의 머리에 대관식 왕관을 씌어주며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이라고 외치자 참석자들도 일제히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라고 말하며 40번째 군주의 대관을 알리는 트렘펫 소리가 현장을 가득채웠다.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왕의 행렬’을 하는 모습. [REUTERS]

이번 대관식은 찰스 3세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이 열린 1953년 6월 2일 이후 약 70년 만이다. 찰스 3세는 1948년 태어나 9세에 왕세자로 책봉된 뒤 거의 평생을 왕이 되기 위해 준비한 셈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모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다음 왕위를 이어받게 됐다. 이날 대관식은 역대 두 번째로 생중계됐다.

엘리자베스 2왕 대관식 당시 국내외에서 8000여명이 초청됐고 당시 영국 귀족만 910명이 참석했지만 이번 대관식에서는 참석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참석자는 약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서 장남인 윌리엄 왕자가 아버지인 찰스 3세의 볼에 입맞춤 하는 모습. [REUTERS]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진행 되는 모습. [AP]

과거에 비해 간소화됐다는 평이 나오지만 1000여년 전통에 따라 비교적 화려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이날 대관식에서는 장남인 윌리엄 왕자가 아버지인 찰스 3세의 볼에 입맞춤을 하는 모습도 보여졌다.

6일(현지시간) 찰스 3세의 대관식에 참석한 케이트 미틀던 왕세자비의 모습. [AP]

6일 진행된 찰스3세의 대관식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왼쪽에서 세번째)가 샬럿 공주(왼쪽에서 두번째)와 함께 앉아 있다. [AP]

6일(현지시간) 찰스 3세의 대관식에 참서간 케이트 미틀던 왕세자비의 모습. [AP]

이날 진행된 대관식에는 장남인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부부가 샬럿 공주와 루이 왕자와 함께 참석했다. 차남인 해리 왕자는 부인 메건 마클과 자녀없이 홀로 참석했다.

대관식 공식 첫 순서인 ‘왕의 행렬’이 시작되기 전날부터 시내 일대에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기 위한 시민들이 천막을 치고 대기하기도 했다.

이날은 일찌감치 비가 내렸는데 찰스 3세의 할아버지인 조지 6세, 모친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때도 비가 내린 바 있다.

빗속에서도 세기의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마차 이동 경로를 따라 모였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굼을 나설 때부터 인파의 환호성이 시작됐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 영상을 보며 환호하는 모습. [AFP]

이 마차는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60주년을 기념해 호주에서 만든 것이다.

한편 대관식에 앞서 일찍부터 군주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런던경찰청은 대관식 직전 트위터를 통해 반 군주제 시위자들에 대한 ‘중대 경찰 작전’이 실시됐으며 일부 시위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공지했다. 이날 반군주제 단체 리퍼블릭'(Republic)의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가 연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