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역설…고정금리 대출 저렴해진다

5대 시중은행 중 3개 은행서 ‘고정금리 < 변동금리’
통상 기준금리 인상시 고정금리 빠르게 오르지만
이번엔 빨라도 너무 빨라…장기적 경기부진 ‘우려’
  • 등록 2022-07-18 오후 6:24:56

    수정 2022-07-18 오후 9:35:55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가운데, 고정형 대출상품 금리가 변동형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물가안정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면서 단기 금리는 급등하고 있지만,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침체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에 고정형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대은행 중 3개 은행서 고정금리 더 저렴해져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하나·우리은행 3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일제히 낮은 모습이었다.

신한은행은 이날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추종하는 주담대 변동형 상품 금리는 4.31~5.36%였다. 금융채 5년물을 따르는 고정형 상품 금리는 4.21~5.04%를 나타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과 하단이 모두 변동금리 대비 낮아진 것이다.

신한은행만의 현상은 아니다. 하나은행은 이날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금리가 4.923~6.223%라고 고시했다. 고정형 금리는 4.797~6.097%로, 변동형 상품 금리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더 낮았다. 특히 하나은행은 변동금리가 지난주(4.918~6.218%) 대비 0.005%포인트 상승한 반면 고정금리는 전주말(4.823~6.123%)보다 0.026%포인트 하락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우리은행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우리은행의 18일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금리는 4.55~5.53%였는데, 고정형(5년 변동) 금리는 4.30~5.28%로 역시 상하단이 모두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는 지난 15일 4.15~5.13%에서 18일 4.55~5.53%로 0.4%포인트 올랐고, 고정형 금리는 같은 기간 4.32~5.30%에서 4.30~5.28%로 0.02%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여전히 더 높은 상황이지만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이날 국민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4.31~5.81%, 변동금리는 4.10~5.60%로 0.21%포인트 격차였는데, 이는 지난 5월24일(고정금리 4.16~5.66%, 변동금리 3.55~5.05%) 0.61%포인트 격차에서 좁혀진 것이다.

금리인상 가파른데 오히려 고정금리 하락 ‘역설’

통상 금리인상기에는 고정형 대출상품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다. 고정형 대출상품의 경우 금리가 5년 정도 고정되는 만큼, 은행들이 금리가 상승할 것을 대비해 대출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가산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와중에도 비교적 금리가 낮은 변동형 대출상품 비중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예금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은 82.6%로 2014년 1월(85.5%) 이후 8년여 만에 최대치로 늘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는 와중에 고정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당장 과하게 높은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속도가 과하면 향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가 침체하면 한은은 다시 기준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고, 5년쯤 뒤에는 금리가 다시 하락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5일 3.642%로 지난 5월31일(3.532%) 이후 75일 만에 가장 낮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15일 신규 코픽스 금리가 한달 전 대비 0.4%포인트 역대급 급등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가 이를 따라 상승했다. 반면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고정금리는 하락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고정형 대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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