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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원장은 이날 ‘총리님 말씀에 대한 홍장표 KDI 원장 입장’을 통해 “정책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활발한 토론과 치열한 논쟁을 거치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간다”며 “그런데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앞서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홍 원장에 대해 “바뀌어야 한다. 우리하고 너무 안 맞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하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홍 원장은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보완과 수정이 필요했다. 그 당시 총리께서는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쓴소리와 함께 소중한 조언을 해주신 바 있다”며 “저는 지금까지도 그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한 총리가 이같은 정책의 보완과 수정 과정에서의 국책연구원의 역할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활발한 토론과 치열한 논쟁을 거치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간다”며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치열한 토론을 이끄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께서 소중한 조언을 주셨지만, 이번에는 제가 KDI 원장으로서 조언을 드릴 차례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한 부총리의 사퇴 압박이 국책연구기관의 중립성을 침해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을 넘어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연구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국책연구기관은 정권과 뜻을 같이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뵌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그렇지만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에게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이 국민의 미래를 여는 연구원이 될 수 있다”며 “총리께서는 부디 다름을 인정하시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셔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