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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춘천…변함없는 이름값, 낭만 춘천

입력 : 
2019-12-04 14: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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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은 늘 청춘이다. 남이섬부터 청평사까지 북한강 줄기의 수많은 호수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경치, 마임과 인형극 등 다양한 문화 축제, 청춘의 눈으로 찾아낸 자연의 포토 스폿과 오래된 골목에서 다시 기지개를 켜는 작은 맛집들로 인해 춘천에는 일년 내내 젊은 청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로맨틱 춘천Romantic Chuncheon’으로 떠나는 1박 2일 코스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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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김유정역
춘천을 여행하려고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로맨틱 춘천’, ‘낭만의 춘천’, ‘청춘의 춘천’이란 말이 줄줄이 이어진다. 로맨틱한 여행지가 한둘이 아닌데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춘천 이야기만 하면 ‘로맨틱하다, 낭만적이다’라고 한다. 춘천행 기차를 타자마자 궁금증이 하나씩 저절로 풀어진다.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춘천행’ 티켓을 끊는 순간부터 가수 김현철의 노래 ‘춘천 가는 기차’가 입에서 술술 흘러나오는 게 첫 신호다. 기차가 북한강 지류를 따라 달리며 마석, 청평, 강촌을 지나가면 젊은 시절 친구들과 떠났던 기차 여행의 추억이 살아난다. 거침없이 시끌벅적하고, 즐겁기만 했던 스무 살 시절의 순수함과 유치함이 떠오르고,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기차 창문을 타고 파노라마처럼 휙휙 지나간다. ITX 경춘선은 그래서 이름부터 청춘열차다. 예전 경춘선의 출발역 청량리와 종착역인 춘천의 앞 글자만 하나씩 따 붙여서 청춘이기도 하고, 1980년대 엠티 장소로 각광받던 대성리와 강촌을 지나는 경춘선의 이미지를 반영해서 청춘이라고도 한다. 일반인 공모를 받아 결정했다는데 중의적 의미가 다 와 닿는다.

북한강을 따라 춘천으로 들어서면 삼악산과 금병산, 구봉산 안자락으로 의암호, 공지천, 약사천, 춘천호, 소양호 등 호수와 하천이 물길을 연결하고 있어 도시 전체가 촉촉한 느낌을 준다. 소양강댐을 중심으로 소양호 일주 유람선 터미널과 물 문화관에서 소양댐의 위용을 볼 수 있고, 가는 길에 유명한 막국수 식당이 많아 연일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물가를 따라 세련된 스타일의 카페와 상업 공간들이 자리해 도심 속 휴식처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고, 구봉산 전망대 주변에는 유명한 카페 산토리니를 비롯해 춘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가진 카페들이 즐비하다. 두 번째 로맨틱한 이유다.

시내로 들어오면 번화한 명동닭갈비골목에 밀려 쇠락해가던 육림고개가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980~90년대에 춘천 최대 상권이었다가 신도심 개발과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침체해 가던 육림고개 상권이 춘천시의 지원을 받아 막걸리촌 특화 거리가 되었다. 그 뒤 청년 상인들이 들어오면서 상권이 살아나 춘천일기, 메이샤1990, 구스타프케이크, 어쩌다농부, 육림닭강정, 서민주막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연인끼리, 친구끼리 춘천을 찾는 청춘들의 필수 코스는 이곳이다. 로맨틱한 이유 세 번째다.

그럼에도 또다시 춘천이 왜 낭만과 청춘의 도시냐고 묻는 나에게 춘천 사람들은 역사적 기록을 꺼내 답을 한다. 1900년대 소설가 이인직의 신소설 『귀의성鬼─聲』의 근원 설화인 ‘전계심 설화’가 춘천의 것이라고 전해진다. 조선 정조 때 춘천에 살던 여인 전계심은 17세에 고을 관리에게 시집갔으나 벼슬하러 한양으로 간 남편을 찾아 떠났다가 기방에 팔려가게 된다. 험난한 세파 속에서도 일편단심 남편만을 사랑하며 절개를 잃지 않고 살다가 급기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춘천 부사가 전계심의 순수한 사랑과 절개를 기리기 위해 봉의산에 장사 지내고 비를 세워 주어 그 비석이 지금까지 남아 있으니 춘천이 사랑의 도시라고 전해지는 연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춘천에는 300년 전 설화에서 기인하는 사랑의 DNA가 흐르나 보다. 춘천에서 좋다고 소문난 곳은 거의 모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다. 춘천 북쪽의 소양강댐과 막국수 맛집거리, 젊은 창업자들의 열기가 가득한 육림고개와 닭갈비 골목, 새로운 포토 스폿으로 부상한 김유정역, 구봉산 카페 거리와 젊은 청춘들의 대표 여행지 남이섬까지, 로맨틱한 춘천을 소개한다.

▶소양강댐에 새겨진 김유정, 소양강댐 물 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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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에 도착해 쌀겨 같은 비안개가 호반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참이었다. 드문드문 여행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으나 날씨 탓인지 호반 주변은 한산한 편이었다.’(-윤대녕 『소는 여관으로 들어온다 가끔』 中) 춘천시 동북부에 자리한 소양강댐은 1973년에 완공된 댐으로 길이가 530m, 높이는 123m로 저수량이 29억 톤인 국내 최대 사력식 댐이다. 예전에는 고속 성장하는 대한민국 토목 건축의 결과물이자 인공 호수인 소양호를 보기 위해 각계 시찰단이 방문하는 곳이었지만 소양강댐 물 문화관 유리창에 레터링으로 김유정의 『봄봄』에 나오는 문장 등 춘천 출신 작가들의 문장을 장식하고부터 포토 스폿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셀카봉을 든 젊은이들이 자주 들러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1층에는 소양강댐의 건설 과정과 숫자로 보는 소양강댐에 대한 도표들이, 2층에는 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물 발자국에 대한 정보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간단하지만 수려한 소양호를 바라보며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주소: 강원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1128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매주 월요일 휴관, 추석과 설날 휴관) / 관람료: 무료



▶청춘의 부활, 육림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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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하면 닭갈비와 막국수가 떠오르고 유명한 닭갈비 맛집들이 명동에 다 모여 있어서 명동이 오래전부터 춘천의 중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1970~1980년대에 춘천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육림고개였다고 한다. 1990년대 들어오면서 외곽에 신도시가 생기고 대형 마트들이 들어오면서 육림고개 상권은 쇠락하기 시작했고, 사는 이들 빼고는 오가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었다. 2015년에 춘천시가 육림고개에 막걸리촌 특화 거리 사업을 추진해 서민주막과 모친주막이 문을 열면서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고, 청년 상인들이 하나둘 들어와 지역 기반의 특색 있는 상점들이 자리 잡았다. 작은 그림을 사거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그림을 배울 수 있는 달고나잡화점, 작지만 사랑스러운 꽃가게 디어줄리엣, 다양한 스콘과 수제 스프레드를 선보이는 배러댄잼,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이 연상되는 케이크와 마카롱을 선보이는 구스타프케이크, 깨끗한 오일로만 만드는 캔들숍 퓨어그랜스 등 자신만의 스타일을 내세운 젊은 감성의 가게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제는 일부러 육림고개에 여행 오는 춘천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오래된 골목의 부활이다. ▶전망 맛집, 구봉산 카페 산토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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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하면 공지천의 이디오피아’라는 사람은 옛날 사람이고, 요즘 사람들은 ‘춘천 하면 카페 산토리니’를 꼽는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이면 언덕 위 카페에 앉아 춘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구봉산 자락에는 카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유리 스카이 워크로 유명한 투썸플레이스를 비롯해 야외 테라스가 멋진 쿠폴라, 지중해풍의 하얀 종탑이 시그니처인 산토리니, 구봉산 전망대 등이 줄지어 있는데, 최근 춘천 여행의 필수 코스로 알려진 곳은 카페 산토리니다. 영화 ‘너의 결혼식’,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등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세를 탄 이곳은 2019년 여름,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명실공히 춘천의 대표 관광지가 되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감성을 춘천 구봉산에 옮겨놓은 듯 파란 돔 지붕의 흰 종탑 아래는 소원을 빌며 종을 울리는 연인들로 연중 인산인해다. 종탑을 배경으로 로우 앵글, 하이 앵글, 역광으로 찍고, 그 앞에서 점프하며 찍고 인생 사진을 건지겠다는 일념으로 다들 열심이다. 그만큼 산토리니 종탑은 사진을 잘 받는다. 사진을 아무리 못 찍어도 종탑이 인물을 살려 준다. 1인 1음료 이상 주문이 필수지만 종탑은 이 모든 옵션을 뛰어넘을 만큼 존재감이 있다.

주소: 강원 춘천시 동면 순환대로 1154-97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 / 주요 메뉴: 산토리니 돈까스코스 1만5900원, 그린샐러드 1만5900원, 아메리카노 5900원

▶장난감 천국, 달아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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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과 인형극으로 유명한 춘천. 구봉산 카페 거리 인근에 춘천 옥산가에서 만든 달아실미술관이 있다. 어른 아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게 이 세상의 모든 캐릭터가 다 모여 있다. ‘장난감박물관’, ‘근대사박물관’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캐릭터 만화 영화나 마블 영화 덕후들이 좋아할 캐릭터들이 있는 장난감박물관이 두 층을 차지하고, 1950~1960년대 생활용품을 볼 수 있는 근대사박물관이 한 층이다. ‘마징가Z’와 ‘로보트 태권V’는 물론이고 아톰과 아이언맨, 미키마우스까지 디즈니와 마블, 지브리의 캐릭터가 진열장에 가득하다. 하나하나 짚어 가며 캐릭터의 특성을 설명하는 아이도 있고, 어릴 때 봤던 만화 영화 주인공이라며 추억을 풀어놓는 어른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주소: 강원 춘천시 동면 금옥길 228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 입장료: 어른 1만 원, 어린이 5000원

▶조마조마 시원상쾌, 소양강·의암호 스카이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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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유명한 스카이 워크는 세 군데가 있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 의암호 스카이 워크, 구봉산 투썸플레이스 스카이 워크. 계곡이나 호수를 건너는 다리의 바닥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마치 공중을 떠가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데, 2016년에 개장한 소양강 스카이 워크는 140m 길이로 국내 스카이 워크 중 가장 길다. 덧신을 신고 스카이 워크를 다 건너가면 물고기 모양 분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입구에는 트릭 아트가 설치되어 청춘들의 패기 넘치는 인증샷이 늘어 간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는 컬러풀한 소양2교와 춘천의 랜드마크인 소양강처녀상에서 가깝다. 소양강처녀상은 춘천 여러 곳에 있지만 이곳에 있는 것이 가장 크고 이곳에서는 하루 종일 ‘소양강처녀’ 노래가 흘러나와 주변을 산책하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이들이 많다. 춘천 남부의 의암호에도 스카이 워크가 있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보다 이른 2014년에 100m 길이의 교량 중간에 짤막하게 만든 의암호 스카이 워크는 산으로 둘러싸인 의암호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든 유리 다리다.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유명한 의암호 자전거길의 중간에 있어 자전거 여행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를 걷고 이곳으로 오면 좀 시시할 수 있지만 스카이 워크까지 오가는 길이 일품이라 그 마음은 곧 사라진다. 송암스포츠타운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면 되는데, 초입의 전나무길과 의암호를 끼고 걷는 산책로 풍광이 멋져서 끝없이 걷고 싶어진다.

▶인증샷 명소, 해피초원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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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사북면의 해피초원목장이 최근 SNS에서 인증샷 명소로 소문이 나서 연일 방문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 해피초원목장은 사북면 삿갓봉 자락의 7만 평(약 231㎡) 초지에 하이록한우를 방목해서 키우는 하이록한우 체험농장이다. 너른 방목장 외에 야생화 꽃밭, 양과 토끼 등을 볼 수 있는 자연학습장, 소나무 숲길, 주말농장 등으로 구성되어 강원도민들이 아이를 데리고 주말에 들르는 나들이 장소였다. 한우로 만든 수제버거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목장이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산책로 중 앞이 훤하게 트인 곳이 포토존으로 입소문이 나서 20여 분 언덕을 올라야 하는 산책을 감행하는 청춘들이 많다. 꼬불꼬불한 지형적 특징으로 북한강이 마치 산 속의 호수처럼 보이는 풍경이 예술이다. 주소: 강원 춘천시 사북면 춘화로 330-48

운영 시간: 오전 8시~오후 5시(동절기) / 입장료: 4000원

▶봄 같은 청춘들의 성지, 김유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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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편 문학 작가인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다. 29세로 요절한 김유정은 문단 데뷔 후 3년 동안 30편에 가까운 작품을 발표하며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갔다. 대표작인 『봄봄』, 『동백꽃』 등 실제 실레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한 작품이 많아 이 마을을 김유정문학촌으로 지정하고, 김유정 작가의 생가 복원과 기념 전시관, 문학 산책로 등을 조성해 김유정의 문학 정신을 알리고 있다. 2004년에는 경춘선의 간이역으로 원래 있던 신남역의 이름을 소설가 김유정을 기념하기 위해 김유정역으로 바꿨다. 2010년에 경춘선이 전철로 바뀌면서 새 건물을 지어 김유정역사를 만들고, 원래 사용하던 역사는 옛김유정역이라 하여 생태 문화 휴식 공간으로 보존하고 있다. 무궁화호의 기관차 한 대와 객차 두 량을 개조해 유정북카페와 관광 안내소로 사용하고 있고, 역사는 추억 여행을 할 수 있게 꾸몄다. 최근 들어 옛김유정역의 플랫폼에 ‘기다려… 기다려…’, ‘우리 오늘 결혼했어요’ 등의 재치 있는 문구가 쓰인 몇 개의 포토 존을 만들어 젊은이들의 인증샷 장소로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소: 강원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1435

▶사계절 연인들의 장소,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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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겨울연가’의 인기는 청춘들의 유원지였던 둘레 5km의 남이섬을 연 평균 300만 명이 찾아오는 전 세계인의 관광지인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으로 만들었다. 배용준과 최지우가 걸었던 메타세쿼이아길과 은행나무길이 가장 유명하지만 ‘나미나라’로 관광 브랜딩을 하면서 노래박물관, 세계민족악기전시관, 유니세프홀, 호텔정관루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졌고, 연간 600여 회의 공연과 연극, 축제가 벌어져 남이섬 전체가 관광지로서 가치가 높아졌다.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 백합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여름에는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숲속 피서지가 되고, 가을이면 단풍과 은행잎으로 오색 자연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겨울에는 하얀 눈의 나라가 되는 남이섬은 사시사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다. 관광객이 너무 몰리는 유명한 장소에서는 호젓한 분위기를 내기 어렵지만 단체 관광객들의 유명코스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섬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걸으며 음미한다면 남이섬은 여전히 ‘겨울연가’ 속 연인들의 오붓한 장소가 될 것이다. 주소: 강원 춘천시 남산면 남이섬길 1 / 운영 시간: 오전 7시30분(주중), 7시(주말)~오후 9시30분 / 입장료(왕복 선박 탑승료 포함): 일반 1만3000원, 주차료 4000원



FOOD ▶유포리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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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리막국수에서는 50년째 메밀면에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춘천식 막국수를 낸다. 여러 방송에 소개된 바 있고, 춘천 3대 막국수집 중 하나로 꼽힌다. 식탁에는 양념장과 식초, 겨자, 설탕이 미리 세팅되어 있고, 손님이 앉으면 따뜻한 면수와 얼음 둥둥 뜬 동치미가 각각 주전자 하나 가득, 열무김치와 함께 나온다. 먹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비빔이든 물이든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비빔막국수는 동치미를 조금 넣고 양념장, 식초, 겨자, 설탕 등을 적당히 넣어 비벼 먹고, 물막국수는 동치미 국물을 많이 넣고, 식초, 겨자, 설탕을 기호에 맞게 넣어 먹는다. 메밀면 양도 푸짐하고, 양념장과 김과 깨가 얹혀진 모양새를 보자마자 침이 꿀꺽 삼켜진다. 열무김치 한 젓가락에 이 집 내공이 드러난다. 열무김치 먹으러 여기 온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당근과 부추를 길게 썰어 넣고 부쳐 낸 감자전을 같이 먹으면 딱 좋다. 주소: 강원 춘천시 신북읍 맥국2길 123 /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30분(추석과 설날 휴무) /

주요 메뉴: 막국수 7500원, 편육 1만6000원, 감자부침 7000원 / 주차 가능



▶춘천숯불닭갈비 중앙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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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춘천일기’에 맛있는 닭갈비집을 소개해 달라 하니 가성비 최고라며 추천해 준 식당이다. 주먹밥을 꼭 먹어 보라는 조언도 함께. 명동닭갈비골목에서는 좀 떨어진 곳인데 입구에 커다랗게 써 붙인 가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40년 전통의 노하우로 맛으로 승부하겠습니다. 국내산 숯불닭갈비 1인분 300g, 8900원’. 보통 1만3000원 정도로 예상했던 닭갈비가 8900원이라기에 반신반의하며 들어갔는데, 숯불에 푸짐한 닭갈비 올리고, 사장님이 재빠르게 오가며 타지 않게 구워 주는 서비스가 먼저 맘에 들었다. 순한 맛의 닭갈비는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잘라서 구웠는데,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느끼하지도 않아서 자꾸 손이 갔다. 닭갈비를 다 먹고 나면 밥을 올려주는데 구워서 덩어리진 대로 백김치에 싸 먹으니 이것 또한 별미.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니 이 집은 안 알려졌으면 좋겠다는데, 이런 식당이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추천한다. 주소: 강원 춘천시 낙원길 28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 주요 메뉴: 숯불닭갈비 매운맛 1만 원, 순한맛&간장맛 8900원, 구워 먹는 주먹밥 2000원



▶어쩌다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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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림고개 꼭대기에 있는 깔끔한 밥집이다. 세 명의 청년 농부가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주변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 등 친환경 식재료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내는 팜투테이블 식당이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게 기본이고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농사를 짓기 위해 식당 문을 닫는다고. 20여 명 들어갈 정도의 공간인데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태블릿PC로 음식을 주문한다. 덕화명란과 화천의 송주희 농부가 갓 짠 너래안들기름으로 맛을 낸 명란들기름파스타, 3년 이상 숙성시킨 옷바위된장 양념의 맥적을 얹어 만든 3년된장불고기덮밥, 강원도 감자로 만든 감자옹심이크림파스타, 제철 야채로 푸짐하게 만든 농부네한그릇텃밭 등 매월 메뉴가 바뀐다. 가격은 7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아주 맛있다. 주소: 강원 춘천시 중앙로77번길 35 / 운영 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3시30분, 오후 5시30분~오후 9시(월·화요일 휴점) / 주요 메뉴: 농부네한그릇텃밭 7000원, 3년된장불고기덮밥 9000원, 명란들기름파스타 1만3000원 / 주차 가능



▶카페 감자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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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감자밭은 1000평의 꽃밭에 계절마다 감자꽃, 청보리, 해바라기, 맨드라미, 핑크뮬리가 번갈아 피어나는 말 그대로 팜 카페다. 감자 농사에 사명감이 있는 청년 농부 이미소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 카페로 전국의 농부 친구들과 농산물 정보를 주고받으며 제철 재료로 디저트와 음료를 만들어 낸다. 늦가을부터 울퉁불퉁한 색색의 호박들이 카페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는 모습도 농장 카페다운 매력이다. 감자밭마약빵, 단호박파운드 등 직접 구워 내는 빵과 음료도 맛있지만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맨드라미가 가득한 밭에서 인증샷을 찍으러 모여드는 청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감자밭 한쪽에 심어 놓은 꽃과, 밭에서 딴 꽃으로 꽃다발을 만드는 이벤트가 이곳의 히트 상품이다. 2층에는 푹신한 소파들이 나란히 놓여 있어 앉으면 멀리는 소양강, 가깝게는 마당의 꽃들을 바라보며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주소: 강원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674 /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금토 자정까지) / 주요 메뉴: 아메리카노 5000원, 쑥크림라떼 6500원, 단호박파운드 4000원 / 주차 가능



FOOD ▶헤이 춘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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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시내 효자동에 새로 생긴 호텔 ‘헤이 춘천 Heyy Chuncheon’은 그리 크지 않지만 디자인이 세련된 감각 좋은 호텔이다. 우선 깔끔하고, 공지천이 내려다보이는 로비 라운지에서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며 책장의 책들을 뽑아 보며 쉴 수 있어 좋다. 흰색을 기본으로 원목 가구가 갖춰진 객실에는 어른과 아이용 로브가 눈에 띄고, 미니멀 디자인의 집기들이 성능 좋게 작동한다. 욕실도 크고 거슬림 없이 편리하게 꾸며져 있어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공지천변은 물론이고 명동과 효자동이 가까워 걸어서 주변을 걸어 다니며 춘천의 작은 골목들을 구경하는 여행 코스를 계획해 볼 만하다. 주소: 강원 춘천시 남춘로 49 / 숙박비: 6만 원~20만 원대



SHOPPING ▶춘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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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이 고향인 젊은 부부가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춘천’을 주제로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육림고개 꼭대기에 있던 기름집을 개조해서 춘천을 알리는 책자와 에코 백 등 홍보물을 만들며 춘천 여행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이곳은 춘천일기. 1층은 ‘I♥cc’ 엽서와 포스터, 마스킹 테이프, 육림고개의 지도, 에코 백 등 로컬 청년 아티스트들의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로컬 편집 숍이고, 2층은 여행과 디자인이 좋은 감각적이고 의미 있는 독립 출판물들을 다룬다. 춘천에 대한 책자도 있고, 육림고개의 지속 가능성과 결을 함께하는 책들이 잘 골라 전시되어 있다. 앞서 소개했듯 이곳에서 맛있는 막국수집 정보나 춘천 사람만이 아는 근사한 공간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춘천을 여행한다면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이다. 주소: 강원 춘천시 중앙로77번길 41-1/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월요일 휴무)

주요 상품: 춘천에코백 2만5000원, 춘천엽서 1000원, 춘천자석 5500원

[글과 사진 신혜연(헤이컴 대표, 콘텐츠 기획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07호 (19.12.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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