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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역시 한식이 최고

입력 : 
2019-12-04 14: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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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은 요즘, 메뉴 정하는 것이 고민일 만큼 그 선택의 폭이 넓다. 하지만 의외로 최종 결정은 익숙한 한식당으로 결정되는 경우, 경험해보지 않았나? 한국사람에게 한식은 영원한 미식의 안식처다. 날씨, 기분, 컨디션에 따라 골라보는 한식 탐험. 여느 나라의 이국적인 맛보다 친근하다. 이 맛이 꿀맛이다!

▶정신 바짝나게! 이냉치냉 서관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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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냉면을 여름 음식이라 했나? 사실 평양냉면은 북쪽의 겨울 음식이다. 한겨울 장독에서 꺼낸 얼음조각 동동 올려있는 동치미를 떠 국수를 말아 먹었던 그 맛. 담백한 육수와 메밀의 투박한 만남은 그 어떤 자극적인 양념에 견줘도 빠지지 않는 강한 힘이 있다. 특히 사태, 양 등 푸짐한 고기와 야채들을 한가득 쌓아 올려 보글보글 끓여 먹는 어복쟁반(6만 원, 9만 원)과, 평양냉면(1만3000원)은 차갑게 뜨겁게를 넘나들며 황홀한 맛을 선사한다. 이미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선 유명식당으로 손꼽히는 서관면옥. 강원도 메밀이 아닌 한라산에서 자란 메밀을 100% 사용하는데, 가장 좋은 맛을 내는 것만 골라 블렌딩 해 3시간 이내 저온, 저속으로 제분한 메밀만 사용한다고 하니 후루룩 감기는 면발의 느낌이 사뭇 달리 느껴진다. 또 하나 장점은 고기다. 도축된 지 3일된 신선육만 사용하니 식당의 오랜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좋은 재료들이 슴슴한 간의 평양식 메뉴들을 감칠맛 나게 하는 비결일테다. 냉면 외에도 골동냉면(1만3000원)이라 불리는 비빔냉면이 특별하다. 보통의 고추장베이스의 매콤한 비빔냉면이 아닌 들깨가루와 들기름으로 비비는 새로운 스타일. 향긋한 들기름 향이 코와 입을 기분 좋게 자극한다. 점심 특선으로 선보이는 서관면상(1만5000원) 한상 차림도 추천할 만한 메뉴다. 한정으로 점심시간에만 선보이는 메뉴다 보니 서둘러야 한다. 자그마한 나무 쟁반에 차려 나오는 한상이 아기자기 푸짐하다. 냉면 한 그릇과 흑미 마선식, 3종 부침개, 한치 초회, 미니 수육. 거기에 과일과 유자 젤리 디저트까지! 고급스러운 한정식당 메뉴만큼 깔끔하다. 다른 식당에서 보지 못한 다시마초 한두 방울이 냉면 육수의 맛을 더욱 개운하게 해준다. 아 시원하다. 추운 겨울 정신이 바짝 드는 유쾌한 맛! 겨울 평양냉면이 진리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56길 11 시간 11:30~21:30 브레이크타임(15:00~17:00)



▶지친 속 달래고 싶을 때 송파감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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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에서 20년을 감자탕만 메뉴로 영업을 해 온 곳이라니 더 할 말이 있겠나. 연식답게 오래된 식당의 모습에 테이블도 5~6개 정도로 작은 식당이지만 매일 웨이팅 행렬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감자탕(4만 원, 3만4000원, 2만8000원)은 3가지 사이즈이고 단일 메뉴이다.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낸 듯 깔끔하고 매콤한 국물 맛은 이곳의 인기 비결. 우리가 알고 있던 진하고 센 국물 맛과 다른 개운함이 차별 포인트다. 특이하게 우거지가 아닌 대파를 많이 넣었는데, 그래서인지 국물 맛이 깔끔하다. 한 숨 끓인 감자탕의 큼지막한 뼈를 하나 건져 발라보니 살이 푸짐하고 부드럽다. 상에 나온 콩나물을 함께 넣어 끓여도 별미. 야들야들 발라 놓은 살점과 국물 맛 가득 배인 대파를 감싸 한입에 먹으면 뜨거운 무언가 속을 타고 내려가며 든든해진다. 어느 정도 고기를 먹은 후엔 감자탕 제2라운드. 라면사리를 넣어주면 이 라면 맛이 기가 막히다. 푹 익은 감자를 으깨고 깻잎과 김가루 넣어 남은 국물에 밥까지 볶아 먹으니 목 뒷덜미로 땀방울도 한두 방울. 힐링이 별건가. 맛있게 든든한 이 한끼에서 우리는 위로받고 산다. 위치 서울시 송파구 가락로 82 시간 14:00~(재료 소진시 마감)



▶청명한 하늘에 심쿵! 영미화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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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박스에 담겨 나오는 영미화김밥은 먹기 전 이미 시선을 압도한다. 간편한 식사대용의 김밥이 아니라 요리에 가깝다. 바로 도정된 쌀만 사용하는 점도 특별하지만 메뉴판에 그 해답이 있다. 말린 느타리버섯 김밥(5500원), 유부샐러리 김밥(5000원), 적채어묵치즈 김밥(5000원), 씨앗들깨멸치 김밥(5500원), 치킨안심 김밥(5000원) 등 종류도 속재료도 다양하고 색다르다. 개별로 하나씩도 먹을 수 있고 선물용 김밥 세트를 주문하면 메뉴 중 6개를 골라 박스에 넣어 보자기로 포장해주는데, 선물용이나 행사 케이터링으로도 좋다. 샐러리, 적채, 계란, 햄, 호두, 땅콩 등 견과류가 들어간 영양 샌드위치도 건강하고 푸짐하다. 점차 프랜차이즈가 생겨 다양한 지역에서도 맛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멸치, 야채들이 들어가 엄마 맘 사로잡는 김밥이다. 위치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20-22 시간 07:00~미정 *월요일 휴무



▶감성 돋는 그런 날! 안국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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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먹는 자리에는 한식이 좋다. 특히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깔끔한 한식당은 귀하게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좋은 분들과 함께 가게 된다. 챙기고 싶은 분, 토닥여 주고 싶은 후배, 오랜만에 만나 할말 많은 친구들과 가기 좋은 안국단상. 북촌에 위치한 레스토랑답게 한옥 인테리어로 꾸며진 내부는 모던함과 잘 버무려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점심과 저녁은 다른 메뉴로 운영되기 때문에 원하는 메뉴가 운영되는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점심에는 라갈비 정식(2만2000원), 육회비빔밥(1만3000원)이 인기다. 저녁에 운영되는 다이닝 메뉴는 시즌별로 메뉴를 달리해 그 시기에 나오는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제안한다고 하니 매번 갈때마다 새로운 음식을 먹을 수도 있겠다. 눈다랑어 타르타르(1만7000원), 트러플 메밀파스타(2만6000원), 토종닭 구이, 능이 보리 리조또(1만9000원) 등 메뉴들이 많다. 육류, 해산물 류 모두 식사메뉴가 있고 와인리스트도 잘 갖추어져 있어 한식의 스펙트럼에 놀라게 된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2길 11 1층 시간 점심 11:00~17:00, 저녁 18:00~25:00 *일요일 휴무

[글과 사진 최영은(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07호 (19.12.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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