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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Talk] 주머니 두둑한 은행 계열 증권사, 그룹 내 위상 '으쓱'

  • 류지민 기자
  • 입력 : 2019.12.09 11:45:13
은행 계열 증권사들이 올 한 해 뛰어난 실적을 거두면서 그룹 내 위상이 쑥 올라갔다. 한 때 돈 못 버는 계열사라며 푸대접을 받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59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순이익(3615억)에 거의 육박할 정도다. IB(투자은행) 전문가로 알려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취임하면서 IB부문 경쟁력이 급상승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의 IB부문 영업이익은 2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고, 올해 IPO 공모 총액도 1조32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단연 1위를 기록했다. 농협캐피탈(402억원), 농협생명(247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135억원) 등 타 금융 계열사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적표다. 조직 규모를 감안하면 농협은행의 3분기 순이익(1조1922억원)에도 크게 꿀리지 않는 수준이다.

KB증권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0% 넘게 늘어난 2418억원을 기록했다. 과거에는 비교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KB국민카드(2510억원)와 KB손해보험(2342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하며 영업 기반을 넓혀 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도 마찬가지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1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48.9%나 증가했다.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로 몸집을 불린 뒤 IB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을 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7.8% 감소한 498억원, 하나캐피탈은 2.5% 줄어든 770억원에 그치면서 하나금투의 호실적이 더욱 빛났다.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은 100억원대 당기순이익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2.1% 감소한 2021억원으로 다소 주춤했다. 증시 침체로 브로커리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한금투의 타격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초대형 IB 인가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한 신한금투는 2020년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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