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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REPORT] 부상하는 美 경제 낙관론…‘블프(블랙프라이데이)’ ‘사먼(사이버먼데이)’ 특수에 소비 반짝~ 신났다

  • 장용승 기자
  • 입력 : 2019.12.09 13:29:26
미국 경제에 낙관론이 부상하고 있다. 올 3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게 집계된 가운데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미국 소비자들이 ‘폭풍 쇼핑’에 나서는 데 따른 현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불확실성 요소로 남아 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2% 중반대 성장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월 27일 발표된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는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2.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말 발표됐던 속보치 (1.9%)나 당초 시장 전망치(1.9%)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은 분기별 성장률을 속보치·수정치·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 발표한다. 앞으로 나올 확정치에서 숫자가 바뀔 수 있지만 일단 미국 3분기 GDP가 2.1%를 기록했다는 것은 미국 경제의 반등 신호로 해석된다.

올 들어 미국 분기별 GDP 성장률은 1분기 3.1%, 2분기 2%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경제가 2분기에 2%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를 타는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관건은 미국 경제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얼마나 지탱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3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당초 속보치보다 높게 나온 이유는 기업투자 감소폭(2.7%)이 예상(3%)보다 크지 않았던 데 따른 것이지만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충격 여파로 기업투자가 2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복병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위축세를 면치 못하는 기업투자를 소비 쪽에서 얼마큼 만회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기업투자가 감소하고 정부지출 증가폭(1.6%)이 속보치(2%)만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소비에 희망을 거는 것. 이 기간 미국 소비는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2.9%)으로 증가했다.

▶미국 3분기 GDP 2.1%로 반등

기업투자 감소했지만 소비 탄탄

실제 추수감사절(11월 28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연말 쇼핑 시즌이 온라인 중심으로 한껏 달아오르면서 경제 낙관론에 다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의 분석 솔루션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11월 29일) 하루 동안 미국 내 온라인 쇼핑은 7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전인 추수감사절 온라인 쇼핑 규모도 전년보다 14.5% 증가한 42억달러로 집계됐다.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이 4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또 사이버먼데이(12월 2일) 매출도 9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이버먼데이는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로, 연휴 후 일상으로 돌아온 소비자들이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쇼핑을 즐김에 따라 온라인 매출액이 급등한 데서 유래했다.

각 기관 전망치도 긍정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1월 전망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미국 경제가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전망치는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2.9%)보다는 다소 둔화된 수준이지만 그간 우려됐던 경기 침체 수준까지 가지 않은 데 의미가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연설에서 “분명한 것은 미국 경제가 사상 최대치인 11년째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다”고 진단했다.

다만 악화일로에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여전히 부담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27일 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양국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홍콩인권법은 홍콩의 인권 탄압과 연루된 중국 정부 관계자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등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나는 데드라인이 없다. 중국과의 합의는 선거 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여러 면에서 낫다고 생각한다”며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 그만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sc20max@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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