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태부족에 질주하던 수소차 '급제동'

12월 초까지 충전소 구축 목표 65% 달성 그쳐
넥쏘 3900대 팔릴 동안 신규 수소충전소 19곳 뿐
수소경제 로드맵 첫해부터 삐걱…차질 우려도
  • 등록 2019-12-09 오전 6:30:00

    수정 2019-12-09 오전 7:26:14

현대자동차와 SK가스가 지난달 22일 운영을 시작한 ‘H인천 수소충전소’ 모습.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문재인 정부의 육성전략에 힘입어 생산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소충전소 설립은 지지부진해 수소차 보급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들어(1~10월) 수소차 3666대를 판매해 도요타(2174대)를 큰 편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3년 수소연료전기차(수소차) 양산 이후 6년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초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에서 올해안에 수소충전소 86개소를 구축하는 등 2040년까지 1200개소를 보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낮은 수익성, 인·허가 지연, 주민 반발 등 각종 난제로 수소충전소 확충이 늦어지고 있다.

8일 자동차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건설이 완료됐거나 공사중인 수소충전소는 총 56개소로 올해 구축 목표인 86개의 65% 수준에 그쳤다. 연내 약 4곳이 추가 착공 예정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올해 목표달성률은 70%를 밑돌 전망이다.

수소차 운전자가 체감하는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는 이보다 더 더디다. 현재 실제로 가동 중인 수소충전소는 33곳뿐이어서다. 지난 연말 14곳이었던 걸 고려하면 올해 새로 충전이 가능해진 곳은 19곳뿐이다. 정부가 구축했다고 한 56 곳중 23곳은 아직 공사중이어서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33곳 중에서도 현재 일반 수소차 운전자가 수소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은 24곳뿐이다. 나머지 8곳은 관용차만 이용할 수 있는 연구시설 내 충전소다. 서울 상암 수소충전소는 확장 보수를 위해 내년초까지 문을 닫았다.

반면 수소차 보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수소차인 현대차 넥쏘의 올 1~11월 국내 판매량은 39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87대)보다 무려 665% 증가했다. 지난해까지의 국내 수소차 보급대수가 893대였던 걸 고려하면 지난달 말 현재 총 4799대의 수소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수소충전소 1곳당 차량대수가 지난해말 63.8대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 145.4대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넥쏘 판매량은 올 9월까진 100~400대 수준이었으나 10월엔 608대, 11월엔 699대를 기록하는 등 판매대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넥쏘는 소비자 판매가격이 7000만원 전후이지만 3500만원 전후의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정부 2250만원·지자체 10000만~1350만원)을 포함하면 3500만원에 살 수 있다. 정부는 원래 올해 4000대까지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지원자 수가 예상보다 늘면서 지원 한도를 5467대로 늘렸다. 정부와 업계는 이 추세라면 내년 중 수소차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설치가 계속 늦어지면 연료 충전에 대한 불편이 커져 넥쏘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아직까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 자칫 전체 로드맵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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