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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펜션참사 1년, 피해 가족 아픔은 '진행형'…"매일 사진 보며 대화"



영동

    강릉펜션참사 1년, 피해 가족 아픔은 '진행형'…"매일 사진 보며 대화"

    [강릉펜션참사 1년 ①]
    지난해 12월 대성고 학생 10명 강릉으로 '우정여행'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 숨지고, 7명 의식 잃어
    아들 잃은 A씨 "아직도 가슴이 멍하고 마음 아파"
    집으로 귀가한 학생들 여전히 정신적·육체적 고통
    피해 가족들 "사고 책임자 진정한 사과 없어" 분통
    "아이들의 죽음 헛되지 않도록 엄정한 처벌" 촉구

    ※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 10명이 강릉으로 '우정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지 1년이 다 지나고 있다. 유족과 피해학생 학부모는 여전히 아픔에 눈물 짓고 있다. 강원영동CBS는 강릉펜션참사 1주기를 맞아 농어촌 민박의 관리 실태를 돌아보고, 그동안 우리 사회는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피해 가족 아픔은 '진행형'…"매일 사진 보며 대화"
    (계속)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고등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유선희 기자)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들이 항상 옆에 있는 것 같아서 더욱 힘들어요. 주위에서 물어보면 하늘 나라가 아니라 미국으로 유학갔다고 얘기합니다. 차마 말을 못하겠어요..."

    지난해 12월 18일 '우정 여행'을 떠났던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던 강릉펜션참사. 오는 18일이면 어느덧 사고가 발생한 지 꼬박 1년이지만, 피해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사고로 아들을 떠나 보낸 A(여. 59)씨는 최근 먼저 간 아들 생각에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바로 지난 달 25일이 자신의 생일이자 아들이 태어난 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아들이 나와 생일이 똑같다. 제 생일날 태어난 아이가 옆에 없다는 현실을 받아 들이기 너무 힘들고, 가슴이 멍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그렇게 해맑던 아이가 먼저 갔는데 어느 부모가 쉽게 감당할 수 있겠냐"고 울먹였다.

    이어 "지금도 아침, 저녁으로 아이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엄마 나갈게', '엄마 들어왔다'고 인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며 "아들의 얼굴과 목소리, 웃음을 한번이라도 다시 보고 듣고 싶다"고 흐느꼈다.

    아들과 함께 다정하게 하트를 만들어 촬영한 모습. (사진=A씨 제공)

     

    특히 A씨는 가족 누구보다 아들을 의지했기에 아들의 빈 자리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뇌경색으로 16년째 투병중인 남편, 그리고 몸이 불편한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음악을 하다가 가정형편을 고려해 음악까지 포기하면서 대성고로 전학해 9개월 만에 사고가 났어요. 차라리 음악을 계속 시켰다면 이런 사고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더욱 후회되고 괴롭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사고 책임자들이 법정에서의 형식적인 사과 외에는 피해 가족들에게 진정한 사과도 없었다"며 "잘못을 뉘우치기 보다는 재판장에서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려는 모습에 정말 화가 치밀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더이상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가 되도록 변화하려면, 반드시 경각심을 울릴 수 있는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며 "'민식이법' 통과를 호소하는 부모의 마음이 제 마음과 같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죽음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원칙을 지키는 안전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 대성고 학생들이 머물렀던 강릉의 한 펜션. (사진=유선희 기자)

     

    앞서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3학년 10명은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7명의 학생은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해 가족의 품으로 귀가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학생 중 일부는 다시 입원해 치료를 받았거나, 장기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에 진학했던 학생도 휴학을 하는 등 여전히 정신적·육체적 고통 속에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사진=자료사진)

     

    한편 오는 17일은 강릉펜션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인 동시에 사고 책임자들의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리는 날이다.

    재판부는 지난 7월 1심 선고에서 가스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최씨에게 가장 무거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어 보일러를 직접 설치한 안모(51)씨에게는 금고 2년, 펜션 운영자 김모(43)씨와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 김모(49)씨에게는 각각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펜션 시공업자 이모(5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가스공급업체 대표 박모(47)씨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 펜션 운영자 김씨와 함께 펜션을 운영해 온 아버지(69)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밖에 펜션 건축주인 최모(여.45)씨와 직전의 펜션 소유주인 김모(여.65)씨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 원과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한 피해 가족들은 "아이들의 피해에 비해 형량이 가볍다"며 오는 17일 결심 공판에서 사고 책임자들의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입장을 마지막으로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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