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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중대한 시험” 도발에도 무대응·무전략 일관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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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08 22:48:19 수정 : 2019-12-08 22: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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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고체연료엔진 시험한 듯 / 美에 체제보장 등 새 해법 압박 / 현실 동떨어진 대북정책 손봐야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어제 밝혔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신형 고출력 로켓 엔진의 동력 확인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액체연료와 달리 충전시간이 필요없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미사일의 신속한 발사가 가능해 방어하는 쪽에선 요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번 시험의 결과는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발표가 맞다면 ICBM 발사의 기술적 진전을 이룬 셈이다.

북한의 이번 시험은 미국이 연말까지 대북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의 새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ICBM 시험발사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 치적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협박이다. 앞서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 위협을 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선 양보’ 요구는 집요하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미국이 국내 정치적 어젠다를 위해 시간벌기 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했다. 체제 보장과 제재 해제 없이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엄포다. 그러나 북한이 떼를 쓴다고 해서 미국이 들어줄 리 만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대충 합의에 이르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그가 먼저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시도했다는 건 최근 북한의 도발을 예사롭지 않게 본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협상 동력 유지를 위한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지만, 딱히 내놓을 만한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북한은 긴장 수위를 높인다고 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임을 명심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무대응·무전략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대북 의료지원사업에 5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한다. 이제 북한의 잘못을 감싸준 대가가 무엇으로 돌아왔는지 똑똑히 봐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북정책을 손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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