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료원, 의료IT 사업화 시동..기술지주회사 설립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전경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전경

한림대의료원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 의료IT 기술 확보는 물론 사업화를 본격화한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창업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스마트병원 전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전초기지로 활용한다. 추후 의료IT 사업을 전담하는 회사 설립까지 검토한다.

한림대의료원은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법적 요건을 검토 중이다. 내부적으로 설립 방향을 결정했고, 법적인 검토만 마치면 내년 상반기 설립 완료를 목표로 실행에 옮긴다.

기술지주회사는 의료원 혹은 의료진이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지원하는 조직이다. 기술이전 계약부터 창업, 특허 등 다양한 사업화 영역을 책임진다.

한림대의료원이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스마트병원 전환 등 의료원 핵심 과제를 추진하면서 다양한 기술이 쌓이지만, 이를 사업화로 연결할 채널과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이 의욕적으로 연구개발(R&D)에 몰두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내놓지만, 논문 발표 이외 고도화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김성균 한림대의료원 부의료원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모델 등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발표하지만, 우리는 기술을 산업화한 경험이 없다”면서 “의료원에서 개발한 내시경 AI 기술도 산업화하기 좋은 아이템인데, 기술지주회사를 만들면 벤처기업과 협업은 물론 산업화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의료원은 한림대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 동탄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 등 5개 산하병원 3100여개 병상을 운영한다. 최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스마트병원'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다양한 투자를 한다. 각 진료과목 별 AI 기술 접목으로 정밀한 진단을 지원하고, AI 챗봇 서비스로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제공까지 구현했다.

한림대의료원 한림시뮬레이션센터
한림대의료원 한림시뮬레이션센터

기술지주회사는 스마트병원 전환을 앞당기는 동시에 결과물을 사업화하는 연결고리 역할까지 맡는다. 질병진단지원,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 임상연구 등에 필요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개발한다. 연구진이 개발하거나 외부 기업과 협업해 만든 결과물은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사업화한다.

의료IT에 특화된 전문기업 설립도 검토한다. 의료진이 아닌 전문인력을 채용해 의료 AI 관련 R&D와 사업화는 물론 의료원 산하 병원 IT사업까지 맡긴다. 특히 병원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개발 주기와 맞물려 시스템 개발과 판매까지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형병원은 경쟁력 제고와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T 역량 확보에 혈안이다. 특히 IT 전담회사를 세워 전자의무기록(EMR) 개발·구축, IT 인프라 유지보수 등 통상적인 내부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솔루션을 외부에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 서울대병원-이지케어텍, 연세의료원-파이디지털헬스케어, 가톨릭의료원-평화이즈, 고대의료원-휴니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김 부의료원장은 “사업화 조직은 설립하되 기술지주회사 혹은 산학협력단 등 다양한 방식이 될 수 있다”면서 “자체 EMR를 국제 표준에 맞춰 개발해 의료IT 전담회사를 세워 판매하는 것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