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이사

소통을 해야 하는 이유

[이용우의 내 인생의 책]①정관정요 - 오긍

중국 당나라 시대 태종과 신하들의 정치문답을 정리한 책인 <정관정요>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이 ‘위징(魏徵)’이다. 위징은 한때 당 태종을 반대하는 정파의 참모였고 이른바 ‘악마의 대변인’처럼 주요 사안에 대해 구절구절 태종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냈다. 위징에 대해 태종은 ‘300번이나 간언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런 위징을 태종은 존중했고, 태종은 상급을 내리며 위징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태종이 중국사에서 가장 빛난 황금기인 당나라를 이끌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반대 의견도 수용하는 ‘소통’이었다.

태종과 위징의 관계는 조직에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옆에 둔다는 의미, 나아가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준다. 조직에서 직위가 높아지고, 의사결정의 범위가 확대될수록 어려워지는 부분이 ‘듣는 귀’를 열어두는 것이다. 대개 쓴소리, 내 의견과 다른 주장이나 이야기에 귀를 열기가 쉽지 않다.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라는 것은 ‘아집’이다. 자신의 의견만 옳다는 생각이 커지고, 다른 의견은 ‘틀렸다’고 여긴다.

리더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의 모습을 최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모습이지만 스스로는 이것에 매료된다.

귀가 닫히면 위험은 커지고 스스로 화를 자초한다. 고구려 원정을 놓고 위징을 비롯한 신하들은 반대했다. 당 태종은 군대를 이끌고 고구려 땅으로 들어갔다. 결국 패했다. 태종 역시 삶을 더 누리지 못했다. 반대 의견을 깊고 무겁게 생각하지 않은 대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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