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日 '아베의 남자들' 잇단 구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9 12:15

수정 2019.10.29 12:16

고노 방위상 "나는 비의 남자"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신분에 맞게 시험 쳐라"
고이즈미 환경상 "기후변화는 즐겁고 섹시하게 대응해야"
개각 한 달 반만에 각료들 부적절한 언행으로 몸살 
고노 다로 방위상. 로이터 뉴스1
고노 다로 방위상.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내각의 각료들이 잇단 부적절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직전 외무상을 지냈던 고노 다로 방위상이 지난 28일 도쿄에서 열린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나는 지역에서 '비의 남자'라고 자주 불린다. 내가 방위상이 되고 나서 벌써 태풍이 3개"라고 발언했다고 29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이런 발언은 비 피해 지역에 파견된 자위대원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나온 것으로, 좌중에선 웃음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연이은 3개의 태풍과 집중호우로 일본 동북지방과 관동지방을 중심으로 무려 100여명 가까이 목숨을 잃고, 침수 피해로 현재까지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을 생각한다면 경솔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베 총리와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하기우다 홈페이지
아베 총리와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하기우다 홈페이지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문부과학상은 지난 24일 위성방송 'BS후지'에 출연해 대학 입시 민간 영어시험 도입 정책과 관련 "부유한 가정의 아이가 여러 번 시험을 쳐서 워밍업을 하는 식의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신분에 맞게 두 번을 제대로 골라서 노력하면 (된다)"이라고 말했다.
대학입시 민간 영어시험은 비용을 물면 여러번에 걸쳐 시험을 칠 수 있게 설계돼 있는 탓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층 자녀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교육정책 수장으로서 "신분에 맞게 시험을 치르라"는 발언한 것은 불공평한 사회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비판이 쇄도하자 그는 결국 "국민 여러분, 특히 수험생 여러분에게 불안과 불쾌한 생각을 할 수 있게 설명이 부족한 발언을 했다"며 사과했다.


고이즈미 신지오 환경상. AP뉴시스
고이즈미 신지오 환경상. AP뉴시스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환경단체 행사에 참석해 "기후 변화같은 큰 문제는 즐겁고 멋지고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생뚱맞은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일본 취재진이 진의가 무엇이냐고 묻자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고 촌스러운 설명은 필요없다"고 얼버무리기도했다.


이런 가운데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은 지역구 유권자에게 금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취임한 지 44일만에 경질된 상황. 각료들의 잇따른 구설과 비위로 개각 한 달 반만에 아베 내각이 몸살을 앓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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