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日, 韓으로 승용차·식료품·반도체 장비 수출 '반토막'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1 16:22

수정 2019.10.21 16:36

한일관계 악화 장기화
수십년 '달러박스'였던 한국으로 수출 직격탄 
일본도 관계 악화 '손해' 

  
도쿄항. AP뉴시스
도쿄항.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마이너스(-) 62.1%, 마이너스(-) 55.7%.'
각각 일본 재무성이 21일 발표한 무역통계(속보치)상 지난 9월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된 맥주 등 식료품과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액 감소율(전년 동월비)이다.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성적표이자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의 증거물인 셈이다. 한·일 관계 악화가 일본으로서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인 세코 히로시게 전 경제산업상. AP뉴시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인 세코 히로시게 전 경제산업상. AP뉴시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간 일본의 전세계 수출액은 6조3684억엔(전년 동월비 -5.2%), 수입액은 6조4914억엔(-1.5%)였으며, 이중 한국으로 수출액은 4027억엔(-15.9%), 한국으로부터 수입액은 2513억엔(-8.9%)이었다. 전체적으로는 한국과의 교역은 여전히 일본으로선 흑자(1514억엔)이나,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선 25.5%감소했다. 일본으로선 수십년 '달러 박스'였던 한국과의 교역이 작아지고 있는 것.

일본의 대한국 수출액 감소율은 일본 정부의 한국에 수출규제와 이에 반발한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8월(-8.2 %)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그 결과 9월 한국으로의 수출액 감소율(-15.9%)은 전체 일본이 교역하는 아시아 국가 중 1위였다. 정세가 불안한 이란, 쿠웨이트, 또 수출액 자체가 워낙 적어서 유의미한 순서를 매기기 어려운 아일랜드를 빼고는 감소율이 가장 컸다. 주로 △맥주 등 식료품(-62.1%) △반도체 등 제조장치(-55.7%) △승용차(-51.9%), △금속가공기계(-50.5%)순으로 감소폭을 키웠다.

일본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게시된 서울 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 모습. 뉴시스
일본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게시된 서울 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 모습. 뉴시스

맥주가 포함된 식료품 수출의 경우 8월 40.6% 감소에서 9월엔 62.1% 급감한 17억3600만엔에 그쳤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받는 반도체 소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유기화합물 수출은 24.5% 줄었고, 반도체 등 제조장비 수출액은 55.7% 쪼그라들었다. 또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차 구입 기피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이 48.9% 줄었고, 특히 승용차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1.9% 적었다. 수출액 뿐만 아니라 방일 한국인 관광객(9월) 역시 전년 동월비 58% 급감, 한·일 교역 지표 곳곳에서 두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전체적으로 일본은 9월 한 달간 전세계 교역에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의 여파로 수출은 10개월 연속, 수입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 역시 1230억엔 적자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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