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던 2타 차…원년 챔프 토머스가 웃었다

제주 | 김석 선임기자

PGA투어 ‘더 CJ컵’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에 ‘힘겨운 우승’

안병훈은 13언더로 공동 6위·최경주는 10언더로 공동 16위에

피 말리던 2타 차…원년 챔프 토머스가 웃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9)의 긴 이글 퍼트가 홀을 맞고 돌아나왔다. 대니 리는 퍼터를 그린에 떨어뜨린 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관중석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승부는 그렇게 저스틴 토머스(26·미국·사진)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더 CJ컵’의 초대 챔피언이었던 토머스가 2년 만에 타이틀을 되찾았다.

토머스는 20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에서 열린 ‘더 CJ컵’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나흘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토머스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9·18언더파 270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라운드는 3위에 3타 앞선 공동 선두로 시작한 토머스와 대니 리의 매치 플레이처럼 진행됐다. 바람이 잦아든 화창한 날씨 속에서 이들은 기량을 마음껏 자랑했다.

기선은 토머스가 잡았다. 토머스는 특유의 힘찬 스윙으로 1번(파4)·3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아 먼저 치고나갔다. 특히 3번 홀 두 번째 샷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린 쪽을 막고 있는 나무를 돌아가는 드로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버디를 기록했다.

대니 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날 “부모님, 아내 모두 한국 사람이고 할아버지도 한국에 계신데 그동안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선전을 다짐했던 터였다.

대니 리는 토머스에게 2타 뒤진 채 경기한 18번 홀(파5)에서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전날 20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킨 홀이다. 하지만 약 10m 거리에서 시도한 이날의 이글 퍼트는 홀을 맞고 옆으로 흘렀고, 승부는 갈렸다. 2015년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4년 만의 PGA투어 우승 기대도 무산됐다.

2년 전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토머스(5위)는 다시 세계랭킹 끌어올리기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토머스는 우승 뒤 “대니 리가 오늘 워낙 플레이를 잘해 매우 힘겹게 우승했다”고 말했다. 한글로 된 우승 트로피를 두 번째 갖게 된 그는 “아직 한글로 내 이름을 쓰는 것을 익히지 못했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내년에는 잘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낸 안병훈(28)이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6위에 올라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맏형’ 최경주(49)는 12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등 이날 5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16위에 올랐다. 최경주는 “대회 전 목표로 했던 ‘톱10’에는 못 들었지만 많은 포인트를 받아 시즌 목표(125위)를 이루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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