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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가 비비안을 품다

강우석 기자
입력 : 
2019-10-21 11: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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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모회사 광림과 함께 남영비비안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남성 속옷 넘어 여성용 내의류 역량 강화
쌍방울이 62년 전통의 토종 여성 속옷기업 남영비비안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회사인 광림과 꾸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장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남영비비안 오너들은 해외 브랜드의 공세와 성장 정체를 이유로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방울과 모회사 광림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남영비비안 경영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 거래 주체는 다음달 15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이다.

매각 대상은 남석우 회장(지분 23.80%)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75.88%다. 시장에서는 남영비비안의 예상 매각 가격을 5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양비비안은 1976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됐으며 시가총액은 약 1700억원 수준이다.

남영비비안은 1957년 설립돼 'VIVIEN'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여성 속옷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유니클로를 비롯한 해외 패션 브랜드의 공습 회사 성장은 정체되고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남영비비안의 매출액은 2061억원, 영업손실은 39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매출 2094억원, 영업이익 5억원에서 퇴보한 실적이다.

남영비비안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전통적으로 여성 내의류 시장은 진입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신규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 수입을 통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따라 비용 절감과 큰 폭의 수익 창출 요소를 찾는 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쌍방울은 '트라이'로 알려진 속옷 회사다. 남영비비안 인수를 토대로 여성 속옷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은 '샤빌'이란 자체 여성 란제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나 비비안보다 인지도는 크게 떨어진다.

쌍방울은 인수 여력을 높이기 위해 최대 주주인 광림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유압크레인과 특장차를 제조하는 광림은 2014년 쌍방울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현재 약 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차후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라며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여러가지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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