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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작업 가시화 현대차그룹, 이사회 독립성은 대기업 상장사 최하수준"

김규리 기자
입력 : 
2019-10-21 16: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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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2개 상장계열사 중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사례 `0건`
내년 중 경영권 승계작업 본격화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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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경영 승계 작업에 들어가는 현대차그룹이 이사회 독립성 부문에서는 대기업 상장사 가운데 현저히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국내 상장 계열사 12곳 중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곳은 상반기(6월 말) 기준으로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기업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평균 이행률은 45.8%로 재계(30대) 순위 21위 수준이다. 특히 이사회부문에 대한 이행률은 29.2%로 30대 그룹 평균(53.1%)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보고서-현대차그룹'을 통해 "국내 자산총액 기준 30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비율은 평균 18.8%로 현대차그룹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현대차, 현대모비스와 같이 총수 일가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상장사 경우 내부거래 등 사익 편취 등을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 이사회 의장 분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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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라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기업 이사회의 사외이사 출석률은 평균 96.8%를 기록했으나 이 기간 총 105건의 이사회 안건 중에 사외이사가 영향력을 행사(반대, 보류, 조건부승인 등)한 사례는 전무했다. 다만 현대차 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비율은 22.6%로 국내 30대 그룹의 평균(15.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현대차 그룹 소속 12개 상장 계열사 모두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점과 법적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계열사(이노션과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오토에버)도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편, 지난해 무산됐던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오는 2020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현대모비스의 사업 중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비상장법인으로 분할한 후 정의선 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합병안으로 승계작업을 시도했으나 의결권 자문사 및 일부 주주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연구소는 "현재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권 승계 현안이 맞물린 상황으로 2020년에는 주주권익 훼손을 최대한 방지하는 선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재추진할 것"이라며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우선 현대모비스를 종전 방안대로 분할하되 분할 법인의 상장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LG그룹의 사례처럼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정공법과 함께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해 현대모비스의 분할 및 합병과 정 부회장의 직접 지분 취득을 병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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