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인의 사례처럼, 직접 촬영한 여행지 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주는 업체들은 사람들에게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고, 휴대전화 앨범에 담긴 채 빛을 보지 못했던 사진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준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엽서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엽서를 보낼 수 있게 됐고, 펀딩 사이트 내에선 특별한 스토리가 담긴 엽서, 엽서북 제작 소식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엽집’의 경우 엽서 전문 쇼룸 겸 숍으로, 말 그대로 ‘엽서 파는 집’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엽서를 선보이는데, 그밖에도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엽서를 배달해 오늘의 기억을 미래로 보내는 ‘365 우편함’을 운영하거나, 엽서 제작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특별한 경험’을 판매하기도 한다. 또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그림이나 사진을 주제로 하는 갤러리나, 전시장 굿즈 숍에는 전시 작품이 담긴 엽서 한두 장을 살 수 있다. 전시, 아트페어, 플리마켓 등에서도 엽서는 베스트셀러 품목이다. 장사 수단으로써의 의미가 아니다. 작가들에게는 완성된 작품 하나를 엽서 사이즈로 대량 제작하면 별도의 수고나,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들면서 자신과, 작품을 홍보할 수 있고, 동시에 구매자 입장에선 전시의 여운은 오래 간직하되 높은 가격대의 작품 대신 엽서가 부담이 적은 것은 물론이다. 작가들 특히 신인 일러스트레이터와 관람객에게 있어 엽서는 꽤 효과적인 홍보물이자 굿즈가 되고 있는 셈이다. 에디터의 경우 그렇게 산 엽서를 누군가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전시 작품이 있다면 해당 엽서를 액자에 넣어 책상 위에 올려두거나, 벽이나 회사 파티션에 붙여놓기도 한다. 예술가의 시선에서 그린 작품만큼 삭막하기 만한 일상에 윤활유가 되는 것이 또 있을까. 빛 바래지 않고 오랜 시간 간직하고 싶다면 포토북이나 티켓북과 같이 비닐로 보관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이승연,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99호 (19.10.15)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