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아프리카

터키, 시리아 쿠르드 요충지 점령... 아랍·유럽 한 목소리로 규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3 15:25

수정 2019.10.13 15:25

A convoy of Turkish forces' trucks transporting tanks is driven towards the border with Syria in Sanliurfa province, southeastern Turkey, Saturday, Oct. 12, 2019. Turkey says its military offensive has taken central Ras al-Ayn, a key border town in northeastern Syria, and its most significant gain s
A convoy of Turkish forces' trucks transporting tanks is driven towards the border with Syria in Sanliurfa province, southeastern Turkey, Saturday, Oct. 12, 2019. Turkey says its military offensive has taken central Ras al-Ayn, a key border town in northeastern Syria, and its most significant gain since its cross-border operation began against Syrian Kurdish fighters began. (AP Photo/Lefteris Pitarakis) /뉴시스/AP /사진=
[파이낸셜뉴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자치권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작전을 개시한지 나흘만에 쿠르드족이 통제하던 요충지 등 24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랍연맹과 유럽의 주요국가들은 터키의 군사작전 규탄하며 중단을 요구했다. 또 주말 내내 유럽 각지에서는 이에 대한 시민들의 규탄 집회가 열렸다.

■중화기와 전투기에 쿠르드족 무력화... 나흘만에 요충지 점령
12일(현지시간) AP통신,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프라테스 강 동쪽의 라스 알-아인시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와 시리아 접경지대의 중심에 있는 라스 알-아인은 쿠르드족이 지난 2013년부터 통제하던 곳으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여러 번 공격을 받았으나 쿠르드 민병대(YPG)는 이곳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YPG가 주축이 된 시리아민주군(SDF)이 최근까지 미군과 함께 주둔했다.
하지만 지난 6일 미국 백악관이 터키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후 중화기와 전투기를 투입한 터키군의 공세에 맥없이 무너졌다.

Syrians bury Syrian Democratic Forces fighters killed fighting Turkish advance in the Syrian town of Qamishli, Saturday, Oct. 12, 2019, Turkey's military says it has captured a key Syrian border town Ras al-Ayn under heavy bombardment in its most significant gain as its offensive against Kurdish fig
Syrians bury Syrian Democratic Forces fighters killed fighting Turkish advance in the Syrian town of Qamishli, Saturday, Oct. 12, 2019, Turkey's military says it has captured a key Syrian border town Ras al-Ayn under heavy bombardment in its most significant gain as its offensive against Kurdish fighters presses into its fourth day. (AP Photo/Baderkhan Ahmad) /뉴시스/AP /사진=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작전 개시 이후 24개 마을을 해방했다"며 "쿠르드노동자당(PKK) 및 YPG 테러리스트 459명이 무력화됐다"고 발표했다. PKK는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으로 터키는 YPG를 PKK의 시리아 지부로 보고 있다. 그러나 터키 측 발표와 달리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SDF 대원 81명이 전사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SDF는 이날 성명을 내고 IS 격퇴전을 함께 수행한 국제동맹군에 터키 전투기의 진입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SDF 고위 관계자인 레두르 카릴은 성명을 통해 "전선에 군대를 보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우리가 바라는 것은 터키 전투기가 상공에 진입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유럽 "터키 군사작전 중단해야" 한 목소리로 규탄
한편 터키의 쿠르드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아랍권 및 유럽의 국가들이 일제히 비판을 나선데 이어 유럽지역의 시민들은 전쟁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 아랍권 22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는 국제기구 아랍연맹(AL)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터키군이 즉각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터키군의 시리아 군사작전을 중단할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터키의 시리아 군사작전이 아랍국가의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비판하고 "아랍국가들은 터키의 공격에 맞설 외교·경제·투자·문화 조처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앞두고 사우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의 초청을 받지 않은 모든 외국 군대는 시리아에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 연방 정부는 터키에 의해 시리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모든 군사 장비에 어떠한 신규 허가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지난해 터키에 2억4천300만 유로(약 3천181억원) 규모의 무기를 수출했다. 이는 독일 무기 수출의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앞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도 터키에 대한 신규 무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Protesters take part of a demonstration in support of Kurds being targeted by Turkish forces in Syria, on Republique plaza in eastern Paris, Saturday, Oct. 12, 2019. Demonstrators warned that the offensive could allow Islamic State extremists to resurge. Kurdish forces being targeted by Turkey this
Protesters take part of a demonstration in support of Kurds being targeted by Turkish forces in Syria, on Republique plaza in eastern Paris, Saturday, Oct. 12, 2019. Demonstrators warned that the offensive could allow Islamic State extremists to resurge. Kurdish forces being targeted by Turkey this week were crucial to the international campaign against IS extremists, who orchestrated several deadly attacks against France. (AP Photo/Francois Mori) /뉴시스/AP /사진=
주말에는 프랑스와 독일, 헝가리, 스웨덴 등 유럽 각지서 터키의 군사작전에 대한 시민들의 규탄 집회 열렸다.
12일 프랑스 파리 동부 레퍼블리크 광장에서는 시민 2만여명이 모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독일 쾰른에서도 1만여명의 시민이 모였으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5000여명의 시민이 터키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도 시민 수백여명이 현지 터키 대사관 및 미국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와 에르도안은 독재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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